증시 변동 폭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펀드’에 자금이 꾸준히 모여들고 있다. 국내 주요 주가지수가 연일 연저점을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시장 급반등에 베팅하고 있다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바닥인 줄 알았는데 지하실로 더 떨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24일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레버리지 펀드는 지난 6개월간 평균 -23.68% 손해를 보고 있다. 지난 한 달로만 봐도 손실은 -13.45%에 달한다. 증시 하락세로 시장 대비 두 배 손실이 났다. 설정액을 보면 6개월간 1조4,656억원, 한 달간 5,922억원이 순유입됐다. “내릴 만큼 내렸다”고 판단해 돈을 넣은 투자자들이 연저점을 경신하며 하락하는 분위기에 막대한 손실을 보고 있는 셈이다.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편리하게 거래할 수 있는 ‘삼성KODEX레버리지ETF’가 최근 6개월간 6,300억원이 유입돼 가장 크게 늘었고 ‘NH-Amundi코리아2배레버리지증권투자신탁’ ‘KB스타코리아레버리지2.0증권투자신탁’ 등이 뒤를 이었다.
반대로 증시가 하락하면 수익이 나도록 설계된 리버스마켓 펀드는 최근 같은 하락장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수익률은 6.74%, 6개월 수익률은 10.46%에 달한다. 그러나 설정액을 보면 같은 기간 각각 5,228억원과 1조4,750억원이 빠져나갔다.
증시가 하락장에서 상승장으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 투자자들은 대부분 개인이었다. 이달 들어 전일까지 기관의 순매수 상위 1~3위 종목에 KODEX 200선물인버스2X, KODEX 인버스,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 등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이름을 올렸다. 같은 기간 외국인도 순매수 상위 1위에 KODEX 코스닥150선물인버스가 자리했다. 이와 달리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1, 2위에는 KODEX 레버리지,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가 차지했다.
예컨대 최근 한 달간 15% 이상 수익을 올리며 가장 많이 오른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이번 달 거래 내역을 보면 기관은 2억7,000만여원 이상 순매수하며 수익을 올렸지만 개인은 2억7,000만여원을 순매도했다. 반대로 큰 폭으로 손해를 보고 있는 ‘삼성KODEX코스닥150레버리지’는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3,426억원, 8억원 순매도하고 개인은 3,377억원 순매수하며 손해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자산운용사의 한 관계자는 “개인들이 주로 저점이라고 판단해 섣불리 레버리지로 돌아서 역추세 매매를 하고 있다”며 “최근처럼 예상하지 못한 급락장이 오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