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실제 성폭행을 했는지 여부가 불확실하다며 50대 남성의 형량을 줄여줬다.
24일 열린 회사원 김모(54)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부산고법 창원재판부 형사1부(손지호 부장판사)는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김 씨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태였다.
재판부는 5년간 신상공개, 아동 청소년 관련 기관 등에 5년간 취업제한,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20년,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40시간 이수를 함께 명령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초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유치원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그는 술에 취한 채 집 주변에서 놀던 유치원생을 꾀어 자신의 승용차 안에 태운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건 후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미성년자 성폭행 형량 올려주세요. 종신형 원합니다’라는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 청원은 20만 명 이상의 참여자를 모았다.
하지만 김 씨는 “술에 취해 범행이 기억나지 않는다”고 계속 주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1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실제 성폭행을 당했다고 일관되게 진술을 하는 점 등을 근거로 삼았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김 씨가 여아를 추행하고 유사성행위를 한 사실은 인정하되 실제 성폭행이 있었는지는 단정하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2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이 당일 산부인과 검진을 받았지만 특별한 외상이 없었던 점, 김 씨의 체액 반응이나 남성 유전자 흔적이 검출되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들었다. 이에 김 씨가 성폭행을 시도하긴 했으나 성폭행을 실제로 하지는 못한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김 씨가 이웃집 여아에게 성폭행을 시도한 점은 엄히 처벌해야 한다고 봤다. 피해자와 그 가족에게 심한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준 점은 처벌이 필요하다며 상당한 정도의 실형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