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는 24일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 대책을 내놓으면서 “경제활력 저하와 고용부진 흐림이 단기간 내 개선되기 어렵다”며 “경제·고용상황 추가 악화 가능성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평소 당국이 꺼리는 정책도 담았다”고 했다. 절실하다는 뜻이다.
정부는 우선 유류세를 15% 낮춘다. 10%와 20% 안을 고민했지만 중간인 15%로 맞췄다. 다음 달 6일부터 내년 5월6일까지 6개월간이다. 부가가치세 감소분을 더한 ℓ당 휘발유 최종 인하 폭은 123원이다. 경유는 87원, 액화석유가스(LPG)·부탄은 30원 인하된다. 유류세 인하로 인한 국민부담 감소액은 약 2조원이다.
15조원 규모 대출 프로그램도 만든다. 전통 주력산업과 신성장 분야 시설투자 기업을 대상으로 소요 자금의 80%를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대출과 출자에 나선다. 자동차와 조선·섬유패션 등에 대한 금융지원도 강화한다. 어려움을 겪는 자동차부품 업체에는 우대보증 1조원을 공급하고 조선 업체는 선수금환급보증(RG) 특례보증을 확대한다.
U턴기업 지원책은 대폭 늘린다. 기업당 최대 100억원인 입지설비 보조금을 대기업에도 제공한다. 부분 복귀라도 대기업은 법인세를 3년간 100%, 2년간 50% 감면해준다. 대기업은 해당하지 않던 관세 감면도 적용한다. ★본지 10월17일자 1·8면 참조
‘공공기관 압박’ 논란이 일었던 단기 일자리는 올해 안에 5만9,000개를 만들기로 했다. △청년실업 완화와 재해 예방 2만2,000개 △대국민 서비스 1만9,000개 △취약계층 소득지원 1만8,000개다. 5인 미만 영세 사업자에 대한 일자리안정자금은 13만원에서 15만원으로 연내 조기 확대한다. 올해 17조9,000억원인 주요 공공기관 투자는 내년 26조1,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수도권 접경지역 내 일부 군사보호구역도 연내 풀고 개발제한구역 내 ‘생활 사회간접자본(SOC)’ 시설 설치 제한도 완화한다.
하지만 “절박하다”는 정부 입장과 달리 대책의 실속이 없다. 계속된 저금리에 유동성(M2 기준)이 2,637조원에 달하는 상황에서 추가 금융지원은 큰 의미가 없다.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급등 요인은 외면한 채 시행하는 시설투자 지원은 진단과 처방 모두 잘못됐다는 지적이다. 공공기관 단기 일자리 역시 당장 악화한 고용통계를 일부 개선시키는 효과는 있을 수 있겠지만 근본적 처방이 될 수 없다는 평가다. /세종=한재영·빈난새기자 jyha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