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26일 임 전 차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열고 구속 필요성을 심리한다. 임 부장판사는 이달 4일부터 영장전담 업무를 맡고 있다. 검찰 사법농단 의혹 수사 여파로 영장 법관의 ‘손’이 부족해 추가 투입됐다. 그가 영장전담 업무를 맡은 이래 사법농단 수사와 관련한 영장 청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임 부장판사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임 전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 여부를 두고 따져와야 할 혐의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직무유기 △공무상비밀누설 △위계공무집행방해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국고손실 등이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 가운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가 구속 여부를 판가름할 핵심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해당 혐의가 적용된 일제 강제징용·전국교직원노동조합 소송을 둘러싼 재판거래 의혹이 임 전 차장의 핵심 혐의로 꼽히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인정하는 판단 기준은 직권의 범위와 이행 여부로 보고 있다. 피의자의 지시·행위가 직무상 권한 내라면 해당 혐의를 적용할 수 있지만 권한 밖이라면 혐의 적용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실제 이행됐는지에 대해서도 법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에 따라 앞서 법원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재판에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두고 각기 다른 결론을 내렸기 때문이다. 그만큼 판단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도 이를 의식한 듯 지난 23일 기자들과 만나 “공무원이 직권을 남용해 사람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하거나 권리행사를 방해한 데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를 적용하는 것이 기존에 확립된 대법원 판례”라며 “혐의 적용 범위를 축소해 형사처벌 사각지대를 넓히는 데는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