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서구 등촌동 ‘주차장 살인 사건’ 피의자 김모(48)씨가 계획범죄를 저지른 정황이 드러났다. 유족의 우려와는 달리 심신미약 주장은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4일 “피의자 김씨가 심신미약 주장 및 진단서를 제출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가 사건 발생 이전에 현장 주변을 서성이는 것이 폐쇄회로(CC)TV 분석 결과 확인됐다”고 말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 22일 새벽 서울 강서구 등촌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전 부인 이모(47)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경찰은 CCTV 분석 등 관련 증거를 종합한 결과 김씨를 유력 용의자로 지목했다.
김씨는 같은 날 오후 9시40분께 서울 동작구 서울보라매병원에서 긴급 체포됐다. 당시 김씨는 수면제를 다량 복용한 상태였다. 주취자 신고가 접수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이 김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경찰은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이혼 과정에서 쌓인 감정 문제 등으로 이씨를 살해했다고 범죄사실을 시인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건은 피해자의 딸이 23일 저녁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아빠를 사형시켜달라는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딸은 엄마가 이혼 후 아빠에게 지속적인 살해 협박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 “저희 아빠는 절대 심신미약이 아니고 사회와 영원히 격리해야 하는 극악무도한 범죄자”라며 “사형해달라”고 호소했다.
딸과 동생 등 유족은 김씨가 이씨 살해 후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꾸준히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씨가 체포 당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심신미약을 주장하기 위해 벌인 일이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경찰은 이에 대해 “김씨가 수면제 복용 이유 등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있다”며 “처방받은 수면제라고 하니 처방 병원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과거 가정폭력 관련한 처리 사항은 당시 발생 경찰서를 대상으로 사실 관계 확인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