샷과 퍼트는 완전히 다른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퍼트는 웬만한 거리는 체중 이동이 전혀 이뤄지지 않게 하체를 잡아줘야 해요. 백 스트로크는 중장거리의 경우 너무 일자로 뺀다는 느낌보다는 완만한 원호를 그리듯 자연스럽게 가고요.
제가 퍼트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포인트는 거리감이에요. 10걸음의 거리 감각을 완벽에 가깝게 익혀둡니다. 실전에서 자주 남는 거리이기도 하고 10걸음을 기준으로 힘 조절을 하면 막연하게 칠 때보다 확신을 가지고 칠 수 있거든요. 거리 조절은 백 스트로크 크기로 합니다. 백 스트로크는 가능한 한 천천히, 전방 스트로크도 백 스트로크와 같은 스피드를 유지해야 해요. 폴로스루는 백 스트로크랑 똑같은 길이로 해주는 것도 저만의 기본이에요. 저는 10걸음 거리의 경우 백 스트로크는 오른발의 끝 선을 조금 벗어날 정도로 해줍니다. 그보다 먼 거리라고 해서 때리는 느낌의 스트로크를 해서는 안 돼요. 백 스트로크 크기만 좀 더 크게 해주고 그대로 밀어주는 느낌으로 가야죠.
그립을 가볍게 잡아야 한다는 얘기는 많이 들어보셨죠? 헤드가 따로 놀지 않는 한도 내에서 가볍게 잡고 그 힘을 퍼트 내내 유지하는 게 좋아요. 어느 정도 가볍게 잡느냐면 어드레스 했을 때 퍼터를 뺏기지 않을 정도의 힘, 그러니까 최대 악력을 10이라고 했을 때 4 또는 5의 힘으로 잡아요.
짧은 퍼트와 긴 퍼트를 나눠서 설명해볼게요. 홀이 아니라 볼 바로 앞 10~20㎝의 중간 목표물을 설정하고 거기를 향해서 정렬과 스트로크를 가져가는 게 짧은 퍼트 성공률을 높이는 방법이에요. 긴 퍼트는 짧은 퍼트 때만큼 하체 고정에 신경 쓸 필요는 없어요. 조금은 리듬을 타줘도 괜찮다는 뜻이죠. 손목을 조금 자유롭게 써도 상관없고요. 견고한 자세를 유지하는 데 집착하다 보면 스트로크에 방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스트로크 직전에 볼과 홀을 반복해서 번갈아 보는 분들 많으시죠? 저는 이게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더 헷갈릴 수 있거든요. 저는 거리만 맞춘다는 생각으로 홀은 스트로크 직전에 딱 한 번만 보고 들어가요. 마지막으로 이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스트로크부터 볼이 굴러가는 경로, 홀 속으로 떨어지는 모습까지 구체적으로 상상한 뒤 퍼트를 해보시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