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사우디 왕세자 “카슈끄지 살해 악랄한 범죄”…배후설 직접 부인

터키와 협조할 것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의 패널토의에 참석해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리야드=EPA연합뉴스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의 패널토의에 참석해 자국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배후설을 부인하고 있다. /리야드=EPA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로 의혹 받고 있는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24일(현지시간) 이를 직접 강하게 부인했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리야드에서 열린 국제 경제회의 ‘미래투자이니셔티브’의 패널토의에 참석해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악랄한 범죄로 모든 사우디인과 인류에 고통스러운 일”이라고 애석해 하면서 “절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카슈끄지가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2일 사망한 뒤 이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집중적으로 받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공개 석상에서 이 사건을 직접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건 발생 이튿날인 이달 3일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카슈끄지가 총영사관을 나간 뒤 몇 분 뒤 행방불명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우디 정부가 그가 총영사관을 나가는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되려 총영사관 안에서 살해됐다는 정황만 터키 언론을 통해 흘러나오면서 사우디가 속수무책으로 궁지에 몰렸다. 결국 20일 이스탄불에 급파된 사우디 정보요원이 몸싸움 중에 우발적으로 카슈끄지를 숨지게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도 무함마드 왕세자와는 선을 분명히 그어 사태를 봉합하려 했지만 예상과 달리 그의 기획 암살 배후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믿었던 미국마저 등을 돌리는 낌새가 보이자 이날 행사를 이용해 직접 부인했다.

이 패널토의의 사회를 맡은 바셈 아와달라 요르단 전 재무장관은 사전에 약속한 듯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첫 질문으로 주제와는 전혀 관련 없는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물었다. 이 행사가 경제 분야 행사고, 이 사건이 무함마드 왕세자를 위기에 몰아넣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묵시적으로 외면하리라는 예상을 깨고 오히려 공세적으로 대응한 셈이다.

무함마드 왕세자는 “사우디는 진상을 밝히는 모든 법적 절차를 진행 중이고, 범죄를 저지른 배신자들이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터키 당국과 (수사) 결과를 내기 위해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며 “정의가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이가 이번 사건을 악용해 사우디와 터키 사이를 갈라놓으려는 데 살만 폐하와 나 왕세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있는 한 양국 간 불화는 없다”고 말했고, 이에 청중은 박수를 보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연일 이번 살해가 사우디 정부의 발표와 달리 계획적으로 이뤄졌다면서 진상을 규명해 범인들을 터키 법정에 세워야 한다며 사우디를 압박하고 있다.


박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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