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총학생회비의 주먹구구식 사용에 의문을 제기하는 학생들이 늘면서 납부율이 떨어지고 있다. 25일 대학가에 따르면 경희대·동덕여대·성균관대·서강대·서울시립대 등 서울 일부 대학에서 학생회비의 납부율이 줄어들었다. 서울시립대는 지난 1학기에 모금한 학생회비가 3,272만원으로 지난해 1학기와 비교해 1,000만원이 감소했다. 같은 기간 경희대는 8,325만원으로 전년보다 400만원가량 줄었다. 이화여대의 경우 약 200만원 줄어든 4,000만원이 지난 1학기 학생회비로 걷혔다. 이는 학생회비를 낸 학생 수에서도 그대로 드러났다. 서강대는 지난 2013년 1만명 넘게 학생회비를 납부했지만 지난해 9,300명으로 줄었다. 동덕여대도 4,900명에서 3,200명가량으로 감소했다. 성균관대 역시 2013년 납부율이 63%에서 올해 1학기 53%로 10%포인트 줄었다.
학생회비는 학생들의 자치 생활을 지원하는 용도로 학기 초 등록금을 낼 때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납부한다. 최근에는 격화되는 남녀 대립구도 속에서 총여학생회에서 남학생들이 낸 학생회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학생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성균관대에 재학 중인 이모씨는 “학내 구성원 모두가 동의하는 활동에 지원해야 한다”며 “특정 성별에만 사용되는 것에는 반대한다”고 말했다.
총학생회가 주먹구구식으로 학생회비를 사용한 것도 학생들이 납부를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10일부터 12일간 열린 서울대·한양대 간 교류전인 일명 ‘수도전’ 이후 강남 클럽에서 진행한 뒤풀이 비용을 학생회비로 구성된 총학생회 예산으로 지원한 것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당장 학생회비 납부율이 줄면서 학생의 자치 활동에 지장이 생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시립대 총학생회는 학생회비 수납이 줄어 당초 e스포츠 대회 개최를 제안했지만 무대를 빌리지 못해 행사 축소를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