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는 25일 올해 3·4분기 매출(연결기준)이 전년 동기 대비 16.4% 늘어난 1조3,977억원이라고 밝혔다. 매출 자체만으로는 사상 최대 수준이지만 영업이익은 29.0% 감소한 2,217억원에 그쳤다. 영업이익 하락세는 4분기 연속이다. 특히 신성장의 중심이던 일본 자회사 라인은 올해 3·4분기 17% 증가한 519억엔의 매출을 올리고도 36억엔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됐다.
수지 악화의 요인은 인공지능(AI) 및 핀테크를 비롯한 신규사업 분야에서의 공격적 투자와 마케팅비 증가다. 그중에서도 네이버의 글로벌 핀테크 사업 선봉에선 라인과 기타 플랫폼에 3·4분기중 5,786억원이나 투자된 것이 재무적 부담을 키웠다. 이 같은 투자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지 악화가 단기간에 해소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박상진 최고재무책임자(CPO)도 25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4·4분기에는 동남아 지역 합작벤처나 신규 투자가 계획돼 있어 라인 계열의 투자가 많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네이버 라인에 대한 투자보고서에서 “블록체인, 핀테크 등 신기술 인력 확보 및 라인 페이와 연관된 파이낸셜 서비스 출시 등으로 향후 3년간 전략 사업 부문의 비용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경영환경도 녹록치 않다. 한성숙 대표는 “국내 경제 성장률 둔화에 따른 경기 위축과 모바일 성장 둔화에 따라 기존 사업의 성장 여력이 줄어드는 동시에 글로벌 사업자들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인터넷전문은행 사업진출에 대한 기대감은 점점 높아지고 있지만 네이버는 아직 좌고우면하는 분위기다. 최인혁 네이버 비즈니스총괄 부사장은 25일 콘퍼런스콜을 통해 “현재 (인터넷전문은행 사업) 진출이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으로 ICT(정보통신기술) 기업에 새로운 환경이 마련되고 있다”면서 “새로운 환경에 맞춰서 네이버페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 것처럼 이용자와 소상공인에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다양한 시각에서 검토를 하고 있다”고 여운을 남겼다.
IT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네이버는 올해 일본에서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할 정도로 금융사업에 대한 관심이 크다”면서도 “국내에서 금융사업이 가진 정치적 민감성, 규제 강도, 시장포화 문제로 인해 사업의 불투명성이 커서 네이버가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