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유치원 모임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는 25일 정부 대책 발표 이후 긴급 이사회를 진행했지만 명확한 대응 방침을 정하지 못했다. 한유총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대응 방안에 대해 밝힐 계획이었으나 이를 취소하고 A4 용지 한 장 분량의 입장문만 발표했다.
한유총은 입장문에서 “오늘 교육부의 ‘당정 유치원 공공성 강화방안’은 사립유치원의 땅과 건물을 본인의 사유재산으로 일구고 수십년간 유아교육에 헌신해왔던 설립자들과 원장들의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것”이라며 “충격적인 정부 조치에 경악과 충격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또 “유아 학비를 학부모에게 지원해달라, 사립유치원을 위한 재무회계 규칙을 만들어달라, 이 두 가지를 10년간 줄기차게 요구해왔다”면서 “그것만이 개인사업자인 사립유치원의 지속 가능성을 확립하는 데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향후 방침에 대해 “내부의 의견을 수렴해 추후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립유치원의 ‘재산권’을 인정해달라는 요구에 대해 설세훈 교육부 교육복지정책국장은 “사립유치원 설립자가 교사와 교지를 교육활동에 활용해 운영하겠다는 것을 전제로 인가를 신청한 것”이라며 “본인들이 자의에 의해 요청한 것이기 때문에 한유총의 주장은 현재 법체계상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번 사태는 사실상 한유총의 완패로 끝나는 모습이다. 원아와 학부모들을 볼모로 한 집단 대응이 여론의 호응을 얻지 못한 탓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강경파 중심으로 모인 한유총 비상대책위원회의 주장이 전체 한유총 회원들을 설득하지 못했다는 점도 주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한유총은 온라인 입학시스템인 ‘처음학교로’ 집단 불참을 통해 정부를 흔들어 협상력을 높일 계획이었지만 상당수의 사립유치원이 대오에서 이탈해 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자중지란’에 빠진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