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태풍 ‘위투(YUTU)’가 서태평양을 강타하면서 사이판공항이 폐쇄돼 현지 한국인 관광객 1,700여명의 발이 묶였다. 국내 여행업계는 사이판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우리 정부는 공항폐쇄가 계속되면 군 수송기를 파견해 여행객을 실어오기로 했다.
26일 국내 공항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사이판 노선을 운영 중인 국내 항공사들의 항공기 30편의 운항이 전면 중단했다. 사이판은 24일부터 위투의 영향권에 들면서 25일부터 공항을 폐쇄했다. 사이판공항은 위투가 휩쓸고 간 뒤 건물 일부가 파손되고 활주로에 잔해가 쌓이는 등의 피해로 항공기 이착륙이 불가능한 상태다.
사이판공항 폐쇄로 항공기들이 무더기로 결항하면서 한국인 관광객들도 큰 불편을 겪고 있다. 현지에 발이 묶인 한국인 관광객은 항공사별로 제주항공 승객 1,000여명과 아시아나항공 승객 400∼500명, 티웨이항공 승객 250여명 등 총 1,70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학교에서 단체로 사이판을 찾은 학생 300여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적 항공사들은 사이판공항이 재개되는 대로 특별수송기를 투입해 현지 관광객들을 신속히 귀국시킨다는 계획이다. 한 국적 항공사 관계자는 “사이판 항공당국이 공항 운영과 관련한 방침을 발표하는 대로 현지에 발이 묶인 승객들의 수송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여행업계도 비상이 걸렸다. 여행사들은 현지에 체류 중인 관광객들의 호텔 숙박을 지원하고 당분간 사이판 상품 판매도 중단하기로 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인 만큼 여행사의 귀책사유는 없지만 도의적인 차원에서 숙박 등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피해복구에 수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여행사들은 당분간 사이판 상품을 예약한 고객들의 취소수수료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외교부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사이판공항 폐쇄가 계속될 경우 27일 군 수송기를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사이판공항은 27일까지 활주로 잔해제거 작업을 마친 뒤 이르면 28일 제한적으로 운영을 재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25일 위투가 사이판이 속한 북마리아나제도를 휩쓸고 지나가면서 한 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다행히 아직 우리 교민과 여행객의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다./최성욱·정영현·박성호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