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의 여파로 미중 간 군사 긴장감도 최고조로 치닫는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군부대를 방문해 실전능력 향상을 주문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로 양국 간 군사마찰 강도가 더욱 세질 것이라는 경고의 목소리를 내놓았다.
27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는 시 주석이 지난 25일 남중국해를 관할하는 인민해방군 남부전구를 직접 방문, 시찰하며 이같이 밝혔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어느 때보다 남부전구의 군사적 책무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새로운 정세하에 군은 새로운 군사전력 방침을 관철해야 한다”며 “남부전구가 개혁과 창조정신을 발현하고 실전능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부전구의 실전수행 능력 강화를 위해 지휘체계도 선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시 주석은 이날 시찰에서 해안가 지휘소대원들과 영상통화를 하고 광둥 지역 부대 지도자들과 간담회도 열었다. 이번 시찰에는 쉬치량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과 리쭤청 중앙군사위 연합참모부 참모장이 동행했다.
베이징 외교가는 시 주석의 이번 군부대 방문이 남중국해와 대만해협에서 미중 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가운데 이뤄졌다는 데 주목했다. 지난달 30일 미 해군 구축함 디케이터함은 항행의 자유 작전 차원에서 스프래틀리군도 게이븐암초 인근 해역을 항해하다 중국의 뤼양급 구축함과 50m 이내로 근접하며 충돌위기 소동을 빚었다.
중국 군사분석가 저우청민은 “남중국해에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하고 있는 미국은 남중국해의 중국 인공섬 권리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향후 양국 간 더 많은 군사적 마찰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유사시 동부전구와 함께 대만작전을 담당하는 남부전구를 시 주석이 방문한 데 대해 대만 독립추구 세력에 던지는 명백한 경고라고 해석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