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반(反)트럼프’ 진영의 대표인사들을 노리고 벌어진 ‘폭발물 소포’ 배달, 유대교 회당 총기 난사 등 증오범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책임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반대파 등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평소 거친 언사와 공격성 발언들이 사회 분열을 심화시킴으로써 ‘정치적 폭력’이라는 유해한 환경을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는 것이다.
28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중미국가 이민자들이 미칠 해악을 부추기려고 했던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 세력이 그보다 더 큰 국가적 안보 위협을 가하는 우파 극단주의를 조장했다는 비판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발생한 ‘증오범죄’는 인종, 종교, 정치적 이념 등에 따른 특정 그룹을 타깃으로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WP는 비평가들이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정치권력 장악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당파적 정쟁 차원을 넘어 인종적 소수자들과 외국인, 유대인 유력인사 등을 적대시하는 노골적 선전선동 수준으로 치달았다고 지적한다고 전했다.
WP는 그 예로 이번 폭발물 소포 대상 중 한 명인 헤지펀드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의 경우를 들었다.
민주당 후원자로 활동해온 그는 유대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 인준 당시 유세 현장 등에서 구체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소로스를 캐버노 대법관 반대 시위자들에게 돈을 제공하는 ‘배후’로 지목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레토릭(수사)과 행동들이 폭력 행사를 저울질하는 비주류들에게 ‘암묵적인 승인’ 신호를 보내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동부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에서 총기를 난사해 11명을 살해한 총격범 로버트 바우어스가 소셜미디어 계정에 유대인과 난민을 향한 적개심과 거부감을 표출한 글 가운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연일 비판한 중남미 이민자 행렬인 캐러밴을 난민의 미국 정착을 돕는 단체인 ‘히브리 이민자 지원협회’(HIAS)와 연관시킨 내용도 있었다.
그는 범행 몇 시간 전에 ”HIAS는 우리 국민을 죽이는 침략자들을 데려오길 좋아한다. 나는 내 국민이 살육당하는 걸 좌시할 수 없다. 나는 들어간다(I‘m going in)“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공화당 비평가인 찰리 사이크스는 중간선거 국면에서 캐러밴 행렬을 맹공하며 반 이민 이슈 띄우기에 나서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미국이 직면한 가장 큰 위협은 1,000 마일 밖의 캐러밴이 아니라 이미 이곳에 있다“고 꼬집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