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게임즈 자회사인 카카오VX(Virtual experience)가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스크린 골프 시장에 도입한다.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AI)기술을 바탕으로 인기를 끈 ‘티업 비전 2’를 카카오프렌즈 중심으로 업데이트해 젊은층, 특히 여성 고객을 집중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경쟁업체이자 업계 1위인 골프존(215000)이 최근 정체상태를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보다.
2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VX는 다음달 초 ‘티업 버전 2’ 업데이트 한다. 3D로 구현된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도입함과 동시에 업계 최초로 동작인식 기능 서비스를 제공한다. VR과 IT 기술을 이용한 사용자 중심의 환경을 구축해 스크린 골프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방침이다.
카카오VX는 카카오게임즈의 100% 자회사로 마음 골프가 모태다. 마음 골프는 한게임 창업 멤버인 문태식 대표가 지난 2012년 7월 설립했다. 마음 골프는 지난해 4월 또 다른 스크린 골프 업체 ‘지스윙’을 인수하고 9월에 카카오게임즈 자회사로 편입됐다. 업계 2위 마음 골프와 3위 지스윙을 품은 카카오VX는 단숨에 스크린 골프 점유율 2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전국 매장 수는 지난 9월 기준 1,310개로 골프존(4,944개)보다는 적다. 그러나 골프존이 곧 창립 20주년이 되는 것을 고려하면 성장세가 가파르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9월 출시된 ‘티업 버전2’는 스크린 골프에 AI를 결합, 온라인 게임 방식을 도입했다. 여기에 기존 스크린 골프와는 달리 실시간 대화가 가능한 캐디 기능을 접목 시켜 코스 매니지먼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업데이트가 이뤄지면 카카오 프렌즈의 인기 캐릭터인 라이언을 비롯해 총 7가지 캐릭터를 고를 수 있다. 사용자가 캐릭터를 아바타로 만들어 게임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캐릭터는 게임 중에 획득하는 포인트로 구매하거나 교체도 할 수 있다. 동작인식 기능도 눈길을 끈다. 카메라의 동작 인식으로 다각도에서 스윙을 관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용자들이 골프 프로의 동작과 비교해 자세 교정도 받을 수 있다.
카카오VX는 스크린 골프를 넘어 골프 산업 전체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카카오톡을 통해 골프를 예약하는 부킹 서비스를 비롯해 카카오페이, 카카오드라이버 등 카카오가 진행 중인 서비스와 연계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 프렌즈 캐릭터를 오프라인에 사용하는 것은 프렌즈샵 이외에는 처음이라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내 스크린 골프시장에서 수년간 독점적 지위를 유지해온 골프존의 아성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