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무역전쟁, 대학으로 확산…“학문자유 탄압” 美 코넬대, 中 런민대와 교류 중단

미국 코넬대(왼쪽)과 중국 런민대 로고 /서울경제DB미국 코넬대(왼쪽)과 중국 런민대 로고 /서울경제DB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의 파장이 대학간 교류로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대학이 “학문자유의 탄압”을 이유로 중국 대학과의 교류를 중단했는데 사실상 최근의 냉각된 두 나라의 분위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9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의 명문 사립대인 코넬대가 학문자유 탄압 우려를 이유로 중국 런민대와 학술 교류를 중단했다. FT는 이에 대해 “외국 대학이 학문자유를 이유로 중국 대학과 학술 교류를 중단한 것은 수년래 처음”이라고 전했다.

사건의 발단은 올들어 중국의 경제특구인 선전에서 독립노조 결성 움직임이 일어나면서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선전의 용접기 제조공장 ‘제이식(JASIC)’에서 근무하는 공장 노동자들이 지난 5월부터 독립된 노동조합 결성을 추진했다. 해당 공장은 근로 조건이 나쁜 것으로 악명 높았다. 이에 회사 측은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기 전 어용노조를 먼저 설립했고 이에 노사 간 충돌이 악화됐다.


이런 상황에서 런민대 등 주요 대학의 학생들이 노동자의 권리를 옹호하며 온라인상에서 지지하는 것과 함께 일부는 선전으로 직접 내려가 지지 집회를 열었다.

관련기사



이에 당황한 중국 공안당국은 지난 7월 선전에서 노조결성을 주도한 혐의로 노동자와 학생들을 체포한 데 이어 지난 8월에는 베이징의 런민대 기숙사를 급습, 일부 학생을 체포해 갔다. 중국 공산당 지도부는 노동 문제에 간여하는 학생 그룹에 대해 외국의 사주를 받는 불순세력으로 간주해 무관용 강경책으로 대하고 있다.

코넬대 엘리 프리드먼 국제프로그램국장은 “런민대가 노동 문제를 거론한 학생들에 가하는 광범위한 행동들은 학문자유에 대한 심대한 침해”라고 지적하면서 양 대학 간 2개 교환프로그램과 1개 연구 연구프로그램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코넬대 산업ㆍ노동관계 대학원은 지난 2014년 런민대 노동대학원과 교류를 시작했으며 양 대학 노동대학원은 각기 나라에서 최고의 대학원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 내 경기둔화로 노동자들의 항의가 늘고 있으나 과거 중국 역사적 전례에 비춰 학생들의 간여는 민감한 사안으로 간주된다. 중국 공산당의 뿌리도 이른바 학생들이 주동이 된 5.4운동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최수문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