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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서리일 비교해보니 조선후기에 이미 온난화




조선 후기의 첫서리일 평균치를 비교하면 19세기가 17세기보다 6일 늦어 기후 온난화 경향이 뚜렷하게 확인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문헌을 통해 옛 기상과 천문을 연구하는 김일권(사진)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29일부터 사흘간 제주 서귀포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리는 한국기상학회 학술대회에서 ‘승정원일기’에 남은 조선 후기의 서리 기록을 처음으로 분석한 결과를 30일 발표할 예정이다.


김 교수는 인조 원년(1623)부터 고종 31년(1894)까지 작성된 ‘승정원일기’와 이후 1910년 한일 강제병합까지 다른 제목으로 쓰인 기록을 검토 대상으로 삼았다.

중간중간 원전이 소실되거나 기록이 없는 해도 있지만 수록 기간 288년 중 263년(91.3%)에서 서리 현상에 대한 글이 발견됐다. 기록 수는 776건이며 한양 467건, 지방 309건으로 구성됐다.


김 교수는 1626년부터 1907년까지의 ‘승정원일기’에 나타난 첫서리일을 100년·50년·25년·10년 단위로 끊어 분석했다. 이 기간 전체의 평균 첫서리일은 10월 9.47일이었다. 100년 단위의 분석 결과를 보면 첫서리일이 17세기에는 10월 6.05일이었으나 18세기는 10월 9.01일로 3일가량 늦어졌고 19세기에 이르러 10월 11.85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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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김 교수는 “평균 첫서리일이 거의 같은 기울기로 늦어지는 변동을 보인 점이 흥미롭다”며 “100년당 3일씩 더 온난화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효종부터 숙종 연간인 1650년부터 1709년까지 60년은 온도 대변동기로 이때 팔도 지방별 기상 기록이 급증했다”며 “월별로는 9월과 5월의 서리 비중이 높아 가을 이른 서리와 봄 늦은 서리로 피해가 컸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김 교수는 첫서리일을 관찰하면 17세기 초반인 인조(재위 1623~1649)대에 온도가 가장 낮았다고 밝혔다.

그는 “저온이 지속되면서 1627년 정묘호란과 1636년 병자호란이 발발했다고 추론할 수 있다”며 “한랭한 기후변동이 동북아시아 일대에서 전개됐다면 명청 교체의 대변동 역시 기후·생태적 변화가 동인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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