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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두환의 집과 사람]국민고시 '공인중개사' 도전기①

250분에 200문제 풀기…누가 쉽다고 했는가

정두언 부장 사진입니다!



잠시 재충전을 위해 쉬었던 ‘집과 사람’ 칼럼을 온라인으로 다시 연재합니다. 그동안 ‘집과 사람’이 정부 정책에 편중됐던 점을 보완해 앞으로는 다양한 관심분야를 다룰 예정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첫 주제는 이른바 ‘국민고시’로 불리는 공인중개사 시험입니다.올해 1차와 2차 시험을 합쳐 30만명이 훌쩍 넘는 응시자가 몰릴 정도니 국민고시로 불러도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기자 역시 올해 용감하게 이 시험에 도전했습니다. 비록 넉넉치 않은 실력이지만 직접 체험한 시험과 지난 수개월간의 수험 준비 과정을 독자 여러분께 전해 드림으로써 합격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지난 27일 성남시의 한 대학교. 주말인데도 학교 안은 사람들로 북적거립니다. 네, 그렇습니다. 제29차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장입니다. 기자가 시험을 치른 장소이기도 합니다. 학교 본관에 붙은 수험장소 안내문을 읽고 지정된 수험장에 들어서는 순간 긴장감이 감돕니다. 아직 이른 시간인데도 정적 속에 한 문제라도 더 맞추겠다는 각오로 열심히 공부하는 수험생들의 모습에 주눅이 들 정도입니다. 연령대도 다양합니다. 앳되 보이는 20대도 있는가 하면 60대 수험생 분들도 눈에 눈에 띕니다. ‘국민고시’란 말이 전혀 과장이 아닙니다.

제가 들어선 곳은 1차와 2차를 모두 치르는 응시생들에게 배정된 수험장이었습니다. 오전 9시30분부터 11시10분까지 1차 2과목을 치른후 오후 1시부터 오후 4시20분까지 2차 3과목을 치르는 강행군입니다.


시험이 시작되고 받아든 1차 시험, 부동산학개론과 민법 및 민사집행법입니다. 24년전 입사시험을 치른후 처음으로 받아보는 OMR카드. 답을 옮겨 체크하는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럴줄 알았으면 미리 연습이라도 해볼걸’ 이라는 후회도 잠시, 80문제를 100분안에 푸느라 정신줄을 놓습니다. 답안지에 옮겨적고 검토하는 시간을 제하면 1분에 한 문제 꼴로 풀어내야 합니다. 손에는 땀이 차고, 입술은 바짝 마르고…. 시험종료와 거의 동시에 답안지 작성을 마치고 나니 온몸의 기운이 빠진 느낌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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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간50분의 휴식 후 치르는 2차 시험 때는 부쩍 빈 자리가 늘었습니다. 1차 시험 성적에 실망해서 2차 시험을 포기한 응시자가 많았던 까닭입니다. 공인중개사법·공법·공시및세법 등 3과목으로 구성된 2차 시험이 끝난 후, 수험장 주변의 풍경은 대입 수능시험장의 그것과 다르지 않았습니다. 관련 학원에서 제공하는 가답안 결과를 확인하고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는 안도감에 밝은 표정으로 나서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기대했던 결과에 못미쳐 눈물을 흘린 듯 눈이 퉁퉁 부은 분들도 보입니다. 이렇게 지난해 10월 마지막주 토요일 이후 1년만에 치러진 제29차 공인중개사 시험은 마무리됐습니다.

30만 수험생들을 웃고 울린 올해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지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가져갈 수 있으니 무단 유출은 절대 아니랍니다.30만 수험생들을 웃고 울린 올해 공인중개사 자격 시험지입니다. 시험이 끝나면 가져갈 수 있으니 무단 유출은 절대 아니랍니다.


시험이 끝난후 관련 커뮤니티는 매년 그래왔듯이 시험 문제를 놓고 이런 저런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일단 일선 학원가의 평가는 시험 난이도가 지난해보다 더 높았다는 평가입니다. 그만큼 합격률도 낮아질 수 밖에 없을 듯 합니다. 일부 과목에서는 지나치게 지엽적인 문제가 나왔다는 지적이 제기되는가 하면 몇몇 문제는 복수정답 논란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올해 역시 어김없이 한차례 홍역을 피할 수는 없을 듯 하네요.

29차례 시험을 치르는 동안 매년 수험생들의 수준이 오르는 것과 비례해 시험의 난이도 역시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적정성 논란도 매년 반복되고 있다 보니 현행 시험 방식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질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최근 공인중개사 시험을 상대평가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도 이같은 배경에서 제기된 것입니다..

어쨌건 30만명이 넘는 응시생이 몰렸던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도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이제 학원가는새로, 또는 아쉽게 낙방의 고배를 든 도전자들로 북적거리겠죠.

아참, 기자의 성적이 궁금하시다구요? 그건 저도 궁금합니다. 다음달 28일 합격자발표를 기다려 보기로 하죠. 수험생 여러분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정두환 선임기자 dhchung@sedaily.com

정두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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