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우지수는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245.39포인트(0.99%) 하락한 24,442.92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17.44포인트(0.66%) 내린 2,641.25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16.92포인트(1.63%) 급락한 7,050.29에 장을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에 대한 우려가 다시 커지면서 증시를 억눌러온 불안한 투자 심리에 부담을 가중 시킨 하루였다. 블룸버그통신은 오는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에서 무역 관련 해법을 도출하지 못하면 미국 정부가 중국산 수입품 2,570억 달러어치에 대해서도 추가로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두 정상은 11월 말 아르헨티나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내달 29일 별도의 회담을 할 예정이다.
여기에 이날 미 상무부는 중국 푸젠진화반도체에 대해 미국과 거래를 금지하는 제재를 발표했다. 미국 군사 시스템용 칩 공급업체의 생존에 위험이 된다는 이유를 꼽았다. 이에따라 양국의 무역갈등 심화 우려가 재차 확산했다.
뉴욕증권거래소 내부주요 기술주의 불안도 지속했다. 아마존 주가는 이날 장중 한때 6% 넘게 급락하면서 본격적인 약세장 진입 우려를 키웠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 9월 4일 기록한 최고치 2,039.51달러에 비해 23% 이상 하락했다. 통상 고점 대비 주가가 20% 내리면 약세장의 시작으로 본다. 아마존 주가가 약세장에 진입하는 것은 약 2년 반 만에 처음이다.
구글 주가도 4.5% 이상 급락했다. 아마존과 구글은 지난주 시장 예상보다 부진한 3분기 매출을 보고하며 증시의 불안을 촉발했던 바 있다.
뉴욕 증시는 장 초반에는 신용평가사 S&P가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유지한 채 전망만 하향 조정해 안도감을 준 데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에 대한 소비세 감면을 검토 중이란 보도 등으로 주가가 오름세를 탔다.
유로 존의 정치 상황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이번 임기까지만 총리직을 수행하고 공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기독민주당 당대표직도 내려놓기로 했다.
종목별로는 무역정책에 민감한 보잉 주가가 6.59% 급락했다. 다음날 신제품 공개를 앞둔 애플 주가는 1.9%가량 하락했다. IBM이 340억 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힌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업체 레드햇(Rad Hat) 주가는 45% 급등했다. 반면 IBM 주가는 높은 인수가격 논란 속에 4.1% 하락했다.
미 경제 지표는 양호한 흐름을 이어갔다. 미 상무부는 9월 개인소비지출(PCE)이 전월대비 0.4%(계절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8월 소비지출은 0.3% 증가가 0.5% 증가로 상향 조정됐다.
변동성이 큰 음식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CE 가격지수는 9월에 전월대비 0.2% 올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치 0.1% 증가를 상회했다. 지난 8월에는 변화가 없었다. 9월 근원 PCE 가격지수는 전년 대비 2.0% 상승했다. 시장 예상 1.9% 상승보다는 높았다. 지난 8월 2.0% 상승과는 같은 수준을 나타냈다.
미국 증시 전문가들은 경기와 실적 둔화 우려가 깊어진 데 따른 시장 불안이 쉽게 진정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에선 지난해 미국 증시의 높은 상승률과 기록적인 장기 강세장을 고려할 때 쉬어가는 것은 불가피 하지만 나쁘지 않은 조정 타이밍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변동성이 큰 10월이 막바지인 것도 한 이유다.
미국 증시에 앞서 마감한 유럽의 주요 증시는 일제히 상승했다. 중국 정부가 자동차에 부과하는 취득세 인하를 검토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자동차 관련 주가가 뛰어올랐고, 이탈리아의 국가 신용등급이 예상보다 악화되지 않은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영국 런던 증시인 FTSE 100은 1.25% 오른 7,026.32로 장을 마감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11,335.48로 전 거래일보다 1.20% 상승했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44% 올라 4,989.35로 장을 마쳤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50 지수도 0.64% 상승한 3,154.93을 기록했다.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배럴당 0.55달러(0.8%) 떨어진 67.04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런던 선물거래소에서 12월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배럴당 0.28달러(0.4%) 하락한 77.34달러로 마감했다.
세계 경기의 둔화 우려 속에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 유가를 짓누르고 있다.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느려지면 원유 수요는 줄어들게 된다. 아울러 러시아가 지난 주말 증산 방침을 밝힌 것도 유가 하락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값은 하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금값은 온스당 8.20달러(0.7%) 하락한 1227.6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가 금 시장의 투자 심리를 압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유로·엔 등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뉴욕 외환시장에서 이날 0.3% 올랐다./뉴욕 = 손철 특파원 runiron@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