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앞다퉈 내년부터 어린이집 전면 무상보육을 시행하거나 단체장 임기 내 실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국공립어린이집과는 달리 민간·가정어린이집을 이용하는 육아 가구는 월 수만원의 차액 보육료를 내는데, 이를 전액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지자체의 이런 움직임은 돌봄서비스 질 향상과 부모 부담 경감으로 저출산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겠다는 취지다.
서울시는 내년부터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3∼5세 육아 가구가 내는 차액 보육료를 전액 지원한다. 국공립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어린이의 경우 원아 1명당 월 22만원의 보육료를 내고 있으며, 이는 모두 정부에서 누리과정으로 지원받는다. 민간·가정어린이집은 보육료가 국공립보다 비싸 학부모들은 월 8만9,000원∼10만5,000원의 차액 보육료를 추가로 내야 했다. 박원순 시장은 “불가피하게 민간어린이집에 보내며 더 비싼 보육료를 내는 부모님들이 있는데, 내년부터 국공립어린이집과 민간어린이집 보육료 차액을 전액 지원해 실질적 무상보육을 실현하겠다”고 설명했다.
대전시는 내년부터 학부모가 부담하는 차액 보육료 5만5,000∼7만2,000원을 전액 지원하고자 시비 53억원, 구비 13억원 등 모두 66억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시는 당초 내년 70%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해나갈 방침이었으나 ‘아동복지 실현이 우선’이란 판단 하에 계획을 수정했다.
충남도도 내년부터 평가인증을 받은 민간·가정어린이집에 재원 중인 만 3∼5세 어린이에게 차액 보육료를 전액 지원한다. 민간·가정어린이집에 원아를 보내는 가정은 월 6만4,000∼8만7,000원의 차액 보육료를 내는데, 현재는 이 중 평가인증을 받은 어린이집에 한해 2만원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부터 15개 시·군과 3대 7의 비율로 예산을 부담해 1,595곳의 민간·가정어린이집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구시도 내년부터 71억원의 예산을 들여 민간·가정 등 정부 인건비 미 지원시설의 만 3∼5세반 전 아동을 대상으로 월 4만9,000∼7만1,000원의 차액 보육료를 지원한다. 부산시도 내년부터 민간 어린이집을 보내는 가구에 보육료 차액 5만8,000∼7만3,000원을 전액 지원하며, 제주도 역시 보육료 차액 5만1,000∼6만원을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강원도는 광역자치단체 최초로 이미 지난해부터 민간·가정·협동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3∼5세 아동에 보육료 부모부담금을 전액 지원하고 있다. 올해도 도와 시·군비 47억5,000만원을 들여 민간·가정어린이집을 보내는 만 3∼5세 8,253명에 차액 보육료 4만8,000∼7만9,000원을 지원한다. 경기도도 지난 3월부터 국공립 어린이집과 민간·가정어린이집의 차액 보육료 100%를 지급하기로 하고 올해 870억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그동안은 원아 1명당 6만∼8만5,000원에 해당하는 차액 보육료 가운데 85∼90%(5만1,000∼6만원)를 지원해왔다.
충북에서도 청주시가 지난해부터 민간·가정 어린이집 보육료 차액 4만7,000∼6만6,000원을 지원하는 등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이미 어린이집 무상보육료 전액 지원 시책을 도입, 시행하고 있다. 2011년 보은군을 시작으로 2015년 진천군, 지난해 청주시·증평군에 이어 올해 충주시·음성군 등에서 누리과정 정부 지원금 22만원을 뺀 나머지 부모 부담금을 지원해오고 있다.
경북도와 경남도도 내년 전면 무상보육 시행을 목표로 예산 편성을 추진하고 있다. 경북도는 월 4만9,000∼6만4,000원에 달하는 차액분을 전액 지원하기 위해 141억원의 예산 편성을 관련 부서에 요청했다. 도 관계자는 “도와 각 시·군이 일정 비율을 분담해 추진할 방침이며 내년에 100% 지원하지 못할 경우 단계별로 지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경남도도 김경수 지사의 공약인 어린이집 무상보육 실현하고자 내년부터 민간어린이집을 이용하는 3∼5세 어린이 2만5,000여명에 보육료 차액 5만∼8만3,000원을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여기에 드는 예산은 180억원 정도로, 내년부터 100% 지원하는 것이 어려우면 50%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울산시도 송철호 시장 임기 내에 767곳의 민간·가정어린이집에 아이를 보내는 가구에 5만5,000∼8만7,000원의 차액 보육료를 전액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보육의 질을 높일 보다 근본적인 대책으로 국공립어린이집 확대 방안을 내놓은 지자체도 있다. 대전시는 민간어린이집 장기임차 전환과 공동주택 내 관리동 어린이집 임차 전환 등을 통해 현재 35곳인 국공립어린이집을 2022년까지 135곳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경기도도 현재 717곳에 달하는 국공립어린이집을 증설해 현재 12%인 이용률을 2022년까지 40%로 늘릴 방침이다.
승연희 충남도 저출산고령화대책과장은 “저출산 문제 해결시책을 민선 7기 최우선 과제로 삼아 추진하고 있다”며 “2020년에는 어린이집에 다니는 만 5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차액 보육료와 더불어 현장학습비, 차량운영비, 특별활동비 등도 추가로 지원해 완전한 무상보육을 실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나라인턴기자 kathy948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