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
바야흐로 1코노미 전성시대다. 1코노미란 1인가구와 이코노미의 합성어로 1인가구가 만들어내는 소비트렌드와 경제현상을 말한다. 1980년까지만 해도 국내 전체 인구 중 1인 가구는 4.8%에 불과했으나 2015년 27.2%로 크게 증가했다. TV드라마나 예능프로그램에서도 혼자 사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가감 없이 보여주는 게 인기를 얻고 있다. 이제 연예인이든 일반인이든 혼자 사는 사람을 찾는 게 그리 어렵지 않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1인가구는 약 30%인 600만 명에 육박하며 1인가구 시장은 120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이는 비단 국내에서만 벌어지는 현상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법제연구원 자료를 보면 스웨덴의 경우 1인가구 비중이 47%, 독일 35.8%, 일본 32.45%, 프랑스 31%에 달한다.
증가하는 고독한 미식가, 그 이유는?
1코노미 열풍의 이유는 뭘까? 우선 1인가구의 증가다. 최근 들어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이혼율도 높아지며 독신가구가 증가했다. 특히 20~30대 중 취업 후 경제력이 생기면서 결혼 보단 자신만의 영역에서 싱글라이프를 즐기려는 사람이 많아졌다. 또 고령사회에 진입하면서 독거노인이 늘어난 것도 1인가구 증가에 한 몫을 했다.
다른 이유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들 수 있다. 인간관계에 지친 사람들이 재충전을 위해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꼭 혼자 살지 않아도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혼자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기는 사람 역시 1코노미족에 해당된다. 이들은 더 이상 혼밥을 두려워하지 않고 고독한 미식가처럼 맛있는 음식을 위해 맛집을 찾아 다닌다. 또 자신을 위한 소소한 사치를 즐긴다. 좋아하는 아이템에 돈을 아끼지 않는 투자 가치 소비 성향을 보인다. 특히 여행, 외식 같은 체험 소비에 적극적이다.
이를 위해 많은 업체들이 이들을 겨냥한 상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1코노미족에게 가장 친근한 곳인 편의점은 1인소비시대를 맞춰 다양한 상품들을 이미 출시했고 배달앱은 앞다퉈 1인분 코너를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도서관처럼 혼자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식당, 혼자서도 부담 없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코인 노래방 등 혼자서 즐길 수 있는 문화생활은 셀 수 없을 만큼 많다. 뿐만 아니라 자동차업계도 1코노미족을 겨냥해 가성비와 실용성이 뛰어나면서 개성 있는 차량을 출시하고 있으며 카드업체들은 이들을 위한 1코노미 전용 카드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1코노미 열풍의 화룡점정, 문화기술
발전하는 문화기술이 1코노미 시대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문화기술이란 기존의 문화산업과 다양한 산업분야의 융합을 통해 문화산업 발전을 촉진하고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술을 말한다. 얼핏 보면 어려워 보이지만 이미 우리는 주변에서 많은 문화기술들을 접하고 있다. 1코노미족들이 화려하게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즐길 수 있는 데에는 문화기술의 역할이 작지 않다.
1코노미족과 연관이 많은 문화기술의 일부 사례를 살펴보자. 아침이면 AI스피커의 알람과 음악소리로 기상을 하고 VR로 집에서 쇼핑을 하거나 영화도 본다. VR만 있으면 집에서도 세계 곳곳을 누빌 수 있으며 관심 있는 콘텐츠를 공부할 때 집중도 잘된다. 주말이면 한강공원에 나가 스마트자전거나 드론을 이용한 레저생활을 즐길 수도 있으며 혼자 해외로 여행을 가도 AI통역기가 있어 든든하다. 단체스포츠인 야구를 하고 싶은데 자신밖에 없어도 아무 문제 없다. 스크린 야구라는 훌륭한 대안이 있기 때문이다.
2018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1코노미를 논하다
한편, 시대의 화두 1코노미 현상을 다루는 강연이 예정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바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콘텐츠산업의 미래를 조망하는 ‘2018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 행사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주관하는 이 행사는 10월30(화)~31(수)일 이틀간 서울 강남구 코엑스(401호, 402호, 403호)에서 열린다.
‘미래, 디자인하다’를 주제로 펼쳐지는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는 국내외 저명한 연사의 강연과 함께 콘텐츠 전시 및 체험 등 문화기술과 콘텐츠산업의 글로벌 트렌드와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꾸며지는데 ‘세상의 중심에서 혼자를 외치다’세션은 2일차인 31일에 진행된다. 이번 세션에서 안병익(주 식신) 대표는 ‘1코노미 시대에 대응하는 자세’를, 김경일(아주대) 교수는 ‘발전하는 비대면 세상과 퇴보하는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 관계자는 “1코노미족들은 다른 사람들과 지나치게 가깝게 관계를 맺고 싶어하지 않지만 타인과의 유대에서 오는 따뜻함은 그대로 느끼고 싶어한다. 빠르게 발전하는 문화기술은 막연히 상상했던 것들을 현실로 만들어내고 있기 때문에 비대면 방식으로도 타인의 온기를 느끼게 할 수 있다.”며 1코노미족이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번 ‘2018 넥스트 콘텐츠 콘퍼런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한 사전등록 후 누구나 무료로 참여할 수 있다. 행사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공식 홈페이지 또는 한국콘텐츠진흥원 홈페이지에서 확인 가능하다.
/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