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의 혁신, 국가브랜드로 승화시켜야"

■한국 온 비그만 iF 회장 단독 인터뷰

유럽인 '코리아' 단어 들었을때

대부분 기술·혁신성 떠올려

한국디자인진흥원 역할 확대

국가이미지 개선에 적극 나서야

韓 디자이너들 높은 경쟁력 긍정적

랄프 비그만 독일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회장 인터뷰./권욱기자랄프 비그만 독일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회장 인터뷰./권욱기자



“삼성이나 LG라는 브랜드는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들 브랜드가 한국에서 나왔다는 사실은 모르는 유럽인들이 많습니다. 혁신과 기술, 독특한 디자인으로 무장한 이들 브랜드가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사실을 알려 나가면서 궁극적으로 한국의 국가 브랜드로 승화시켜야 합니다.”

랄프 비그만(61·사진) iF(Internatonal Forum Design) 회장은 31일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의 기술과 혁신성을 제품과 연결짓는 방식으로 국가 이미지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그만 회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주관해 다음 달 4일까지 열리는 ‘디자인코리아 2018’의 메인 연사로 한국을 찾았다. iF는 세계 3대 디자인 시상식의 하나이자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iF 디자인 어워드’를 주최하는 곳으로, 비그만 회장은 지난 1995년부터 iF를 이끌고 있다.

비그만 회장은 “지금 유럽에서 한국을 생각할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최신의 기술과 혁신”이라며 “물론 긴 노동시간으로 인한 라이프스타일 때문에 발전한 기술이어서 안타깝지만, ‘코리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기술과 혁신을 떠올린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들이 사용하는 제품이 한국 제품인 걸 알고 있는지 여부”라며 “이 때문에 다음 단계는 높은 수준의 기술과 혁신을 갖춘 제품이 한국산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디자인진흥원이 이 같은 역할에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대차가 피터 슈라이어 사장을 영입한 뒤 독일 내에서 현대차와 기아차에 대한 이미지는 이전과 비교해 훨씬 좋아졌는데 이는 제품의 이미지가 미치는 역할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디자인진흥원은 ‘진흥’을 하는 곳인 만큼 한국 기업과 브랜드, 디자인 스튜디오가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아시아 외의 지역에서 국가의 이미지를 개선하는데 활약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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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그만 회장은 iF 수상작 중 기억에 남는 한국 제품으로 코웨이의 정수기를 꼽았다. 비그만 회장은 “코웨이는 디자인 언어(design language)를 갖춘 회사”라며 “디자인 언어 덕분에 코웨이의 제품 라인을 체크해 핵심요소를 파악한 사람이라면, 시장에 나와 있는 수천 개의 정수기 중에서도 코웨이의 제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자인 언어란 제품에서 기업의 로고를 가렸을 때에도 소비자가 제품의 디자인만을 보고 해당 제품이 어느 기업의 제품인지를 파악할 수 있게 하는 요소다. 디자인 언어를 갖춘 기업은 고객과 제품을 연결하는 것은 물론, 고객이 계속 해당 브랜드를 선호하게 한다는 설명이다.

랄프 비그만 독일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회장 인터뷰./권욱기자랄프 비그만 독일 iF 인터내셔널 포럼 디자인 회장 인터뷰./권욱기자


그는 한국 디자이너들의 우수한 경쟁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수많은 한국 디자이너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글로벌 고객들과 호흡을 맞추며 경험을 쌓고 있는데, 이 같은 경험이 한국 디자인 산업의 경쟁력을 강하게 만든다는 분석이다. 비그만 회장은 “세상이 급속하게 변하면서 디자인 산업에서도 글로벌 시야를 갖는 것은 필수적으로, 다른 지역이나 국가에서 좋은 사례를 찾고 필요한 장점을 접목하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비록 한국 디자이너들이 언어적 장벽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 활약하는데 어려움이 있지만, 글로벌 고객사들과 일한 경험이 풍부한 만큼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비그만 회장은 젊은 세대의 디자이너들 덕분에 많은 환경·사회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디자이너는 ‘장식(decoration)’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발명가(inventor)’라고 할 수 있다”며 “책임감을 갖고 환경·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세 플라스틱 문제나 일회용 종이컵 이슈와 같은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어떻게 미세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어떻게 재활용이 100% 되지 않은 일회용 종이컵의 사용을 줄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디자이너의 역할이라는 얘기이다. 그는 “단순히 큰 회사에서 많은 월급을 받고 멋진 이성 친구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디자이너가 되기를 희망한다면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좋은 디자이너는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먼저 생각하고, 기후 변화와 같은 동시대의 당면 과제를 어떻게 해결할지를 고민하고, 솔루션을 찾아 나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일산=김연하기자 yeona@sedaily.com

, 사진=권욱기자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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