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休-충남 아산]松林 비집고 나온 햇살...晩秋의 한가운데 서다

700m 아름드리 소나무터널 지나면

'천년 고찰' 봉곡사와 만가운 만남

장승·디딜방아 등 볼거리 풍성한

광덕산 아래 외암마을 둘러볼 만

현충사입구까지 노란빛 흐드러진

곡교천길도 놓치면 후회 할 명소

아산 봉곡사 소나무숲. 나무들의 밀도가 조밀하고 인적이 드물어 운치를 더한다.아산 봉곡사 소나무숲. 나무들의 밀도가 조밀하고 인적이 드물어 운치를 더한다.



충남 아산 하면 떠오르는 것이 현충사와 온천이다. 하지만 이 두 곳 외에도 아산에는 숨겨진 볼거리들이 많다. 특히 사계절 중 이맘때 아산을 찾는다면 곡교천변 은행나무 터널이 온통 노란색으로 물들어 마음속까지 환하게 비춰준다. 또 이른 아침 봉곡사를 찾는다면 동쪽에서 쏟아지는 아침 햇살이 소나무 숲을 비집고 산길을 걷는 나그네의 마음을 밝혀준다.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아산의 면모들이다. 그래서 현충사와 온천으로 채워진 아산의 버킷리스트에 이곳들을 추가하기로 했다.

봉곡사는 아산시 송악면 봉수산 계곡에 위치한 고찰이다. 봉곡사 주차장에 차를 대고 숲길로 들어서자 헤아릴 수 없이 무성한 소나무들이 햇볕을 가려 어두침침한 기운이 사방을 감쌌다. 울진 소광리의 금강송 숲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소나무의 밀도는 오히려 조밀했고 안면도 송림보다는 인적이 드물어 운치를 더했다.


주차장에서 봉곡사까지 700m에 걸친 소나무 숲길의 이름은 ‘천년의 숲’. 산림청이 주최한 ‘아름다운 거리 숲’ 부문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숲의 소나무들은 직경 30~50㎝, 높이 20~30m 안팎으로 하늘과 햇볕을 가려 절로 가는 길은 적막하기 그지없다. 이 길을 걷는 내내 눈길을 잡는 것은 소나무 밑동에 난 V자 모양의 상처들이다. 이는 해방 전 일제가 연료로 사용할 송진을 채취하기 위해 나무껍질을 벗겨 냈기 때문이다. 나라를 찾은 지 70여년이 지났지만 상처는 아직도 아물지 않아 숲길을 걷는 마음 한구석에는 비감(悲感)함이 교차했다.

소나무 터널이 끝나면 양지바른 터에 자리 잡은 봉곡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크지 않은 절로 신라 51대 진성여왕 원년(887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하고 고려 18대 의종(1170년) 때 보조국사가 중창했다. 세종조(1419년)에 함허대사가 삼창을 해 한때는 상암·벽련암·보명암·태화암 등 암자를 거느리기도 했다.


봉곡사 왼편에는 봉수산 정상으로 이어지는 ‘천년비손길’ 입구가 보이는데 이 길을 따라가면 봉수산 정상까지 오를 수 있다. 여기서부터는 아산기맥 능선을 타고 오형제고개·오돌개마을·강장마을·배골마을을 거쳐 송악 저수지 안쪽의 귀얄길과 송남휴게소를 지나 다시 지풍골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게 이정표에 새겨진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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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악면 외암리 광덕산 아래 위치한 외암민속마을.송악면 외암리 광덕산 아래 위치한 외암민속마을.


봉곡사 인근의 관광지로는 외암민속마을이 들러볼 만하다. 송악면 외암리 광덕산 아래에 위치한 마을로 500년 전 조선 명종 때 예안 이씨(李氏) 이사종이 세 딸만 둔 진한평의 사위가 돼 이곳으로 이주하면서 예안 이씨들이 모여 살게 된 마을이다. 중요민속자료 236호로 지정된 곳으로 지금도 상당수 가옥에는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마을 초입의 섶다리를 비롯해 초가집과 기와집·장승·물레방아·디딜방아 등 볼거리가 다양하고 풍부하다. 김진태 문화관광 해설사는 “외암민속마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율곡의 학풍을 이어받은 외암 이간 선생의 호에서 마을 이름을 따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건재고택은 이간 선생이 태어난 집이며 추사 김정희의 처가로 지금도 추사의 현판이 걸려 있다고 하는데 토·일요일 오전11시·오후2시·오후4시에 각각 20분씩만 개방해 볼 수는 없었다. 이 밖에 마을 입구에 있는 외암마을민속관에도 다양한 민속자료들이 전시돼 있다. 외암마을 입장료는 성인은 2,000원, 단체는 1,000원이다.

아산 시내를 관통하는 곡교천변 은행나무길.아산 시내를 관통하는 곡교천변 은행나무길.


이 계절에 아산을 찾는다면 반드시 가봐야 할 곳이 있다. 아산시내를 관통하는 곡교천변 은행나무길로 ‘전국의 아름다운 10대 가로수길’로 선정된 바 있다. 충남 아산의 명소로 곡교천 충무교부터 현충사 입구까지의 2.2㎞ 구간을 노란 은행잎이 뒤덮는 장관을 연출한다. 축제 첫날 이곳을 찾았는데 은행나무 곳곳에 푸른 기운이 남아 있었다. 이곳 은행나무는 지금이 노란빛의 절정이다. 고개를 돌려 하천 쪽을 바라보면 은행나무길과 곡교천 사이 둔치에 코스모스가 만발해 있다. 은행나무길을 찾은 김에 잠시 내려가 사태가 난 코스모스 사이에서 사진을 찍어도 좋겠다. /글·사진(아산)=우현석객원기자

◇가는 길

△대중교통:SRT수서역-천안아산역(도보로 아산역까지 270m 이동)-아산역에서 신창행 열차 탑승 후 온양온천역에서 하차(1시간에 2~3회)-17번 버스(거산2리 마을회관행) 아산축협 온천지점에서 승차 후 봉곡사 정류장에서 하차

△승용차:경부고속도로(13.4㎞)→용인서울고속도로(17.5㎞)→평택파주고속도로(평택~화성·20.9㎞)→세종평택로(21.2㎞)→봉곡사

나윤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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