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지역을 돌고 있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가 일본에 상륙한다. 이른바 ‘아시안 스윙’의 5개 대회 중 네 번째 대회인 토토 재팬클래식(총상금 150만달러)이 11월2일부터 사흘간 일본 시가현 오츠의 세타GC(파72·6,608야드)에서 열린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대회를 겸하며 LPGA 투어 상금랭킹 상위 43명, JLPGA 투어 35명 등 모두 78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미국파는 물론 강력한 일본파까지 합세하는 만큼 한국군단의 우승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점쳐진다. 이 대회 3연패에 도전하는 펑산산(중국), LPGA 투어 타이틀 싹쓸이를 노리는 에리야 쭈타누깐(태국)을 방어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미일 태극낭자 연합군은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각오로 우승을 정조준한다. 흥미로운 대결 구도가 많은 대회다.
◇안선주·신지애 vs 펑산산=JLPGA 투어 최강 안선주(31)와 신지애(30)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번 시즌 각각 상금랭킹 1·2위를 달리고 있다. 안선주는 23개 대회에 출전해 5승을 거두며 1억6,539만엔의 상금을 벌어들였다. 2승의 신지애는 1억2,916만엔을 쌓았다.
안선주와 신지애는 ‘안방’이나 다름없는 일본 그린을 다시 한번 펑산산에게 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안선주의 기세가 무섭다. 올해의 선수 포인트에서도 1위를 달리는 안선주는 5승과 준우승 네 차례를 포함해 톱10 입상 14번 중 아홉 차례를 최근 10개 대회에서 기록했다. 지난 2015년 이 대회에서 우승도 했다. 신지애 역시 14차례 톱10 입상의 꾸준함을 바탕으로 올해의 선수, 상금, 평균타수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펑산산은 2016년과 지난해 연속으로 이 대회를 제패했다. 이번 시즌 아직 LPGA 투어 우승이 없는 세계랭킹 9위 펑산산은 첫 승과 이 대회 3연패라는 두 마리 토끼를 노린다. 대회 개최지가 지난해까지의 이바라키현 타이헤이요GC에서 세타GC로 바뀐 게 변수다.
◇고진영 vs 쭈타누깐=이번 시즌 LPGA 투어 신인왕을 확정한 고진영(23·하이트진로)은 쭈타누깐과 평균타수 1위 경쟁을 이어간다. 이번 시즌 US 여자오픈을 포함해 3승을 거둔 쭈타누깐은 이 대회에 불참하는 박성현(25·KEB하나은행)을 따돌리고 상금왕과 올해의 선수상 수상을 확정했다. 평균타수에서도 1위(69.379타)에 올라 있으나 고진영이 2위(69.640타)에서 추격 중이다. 차이가 꽤 나지만 역전이 불가능한 수준은 아니다. 지난주 대만에서 열린 스윙잉스커츠 대회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권을 달린 고진영이 남은 3개 대회에서 샷 감각을 이어간다면 평균타수 1위 타이틀을 추가할 수 있다. 쭈타누깐 역시 총력전을 펼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박성현을 밀어내고 세계랭킹 1위를 탈환한 쭈타누깐은 평균타수 1위까지 3관왕을 차지하면 최고의 시즌을 만들 수 있다. 그는 별도의 보너스 100만달러(약 11억4,000만원)가 걸린 CME글로브 포인트에서도 1위 굳히기에 들어간 상태다.
◇유소연 vs 하타오카=유소연과 일본의 신성 하타오카 나사(19)가 벌이는 리턴매치도 관심을 모은다. 유소연은 9월30일 끝난 일본 여자오픈에서 하타오카를 3타 차 2위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당시 하타오카는 내셔널타이틀이 걸린 이 대회에서 48년 만의 3연패라는 대기록을 노리던 차였다. 하타오카는 미국 LPGA 투어에 직행해 올 7월 1승을 거둔 일본 여자골프 신흥 강호다. 투어 측은 1라운드 조 편성에서 유소연과 하타오카, 직전 스윙잉스커츠 대회 우승자인 넬리 코르다(미국)를 한 조로 묶어 흥행카드로 내세웠다.
LPGA 투어를 뛰는 전인지·김효주·김인경·양희영, JLPGA 투어 소속의 전미정·황아름·이민영·윤채영 등도 출사표를 냈다. 리디아 고, 렉시 톰프슨, 브룩 헨더슨 등도 우승후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