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이 1일부터 지상·해상·공중 완충구역에서 포사격과 기동훈련, 정찰비행 등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날 “남북은 오늘부로 ‘9·19 군사합의서’에 설정된 지상, 해상, 공중 완충구역의 합의사항을 실행한다”며 “지상, 해상, 공중에서의 상대방에 대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군사합의서에 따르면 남북은 이날부터 지상 군사분계선(MDL)으로부터 5㎞ 안의 구역에서는 포병 사격훈련과 연대급 이상 부대의 야외기동훈련을 실시하지 못한다. 군은 이 구역과 일부 중첩되는 파주의 스토리사격장에서 포 사격훈련을 중지하는 대신, 무건리 사격장에서 진행한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군은 MDL 일대 적대 행위 중지와 관련해 MDL 5㎞ 이내의 포병 사격훈련장을 조정·전환하고, 연대급 이상 야외기동훈련의 계획·평가방법 등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해상의 경우, 서해 남측 덕적도 이북에서 북측 남포 인근 초도 이남까지 135㎞를 해상 적대행위 중단 수역(완충수역)으로 설정하고, 이 수역에 배치된 해안포의 포문을 폐쇄하도록 했다. 북한은 이 수역 일대 해안에 130㎜(사거리 27km), 76.2㎜(사거리 12km) 등 250~300여 문의 해안포를 설치했으며, 일부 지역에는 152mm(사거리 27㎞) 지상곡사포(평곡사포)도 배치했다. 이 중 서북도서와 그 해안을 직접 사정권에 둔 해안포는 50~60여 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북한은 최근 서해 해안포의 포문 폐쇄조치를 이행하는 등 군사합의서 적대 행위 중지 조치를 이행하는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해상 완충수역에서는 해안포와 K-9 자주포 등 쌍방의 각종 포 사격훈련과 함정 기동훈련도 각각 중지되고, 이 수역을 기동하는 쌍방의 함정은 포구와 포신에 덮개를 씌운다. 군은 이날 덮개를 제작해 설치했고, 백령·연평도의 모든 해안포 포문을 폐쇄했다. 해병대의 경우에는 백령도와 연평도에 각각 20여 문, 10여 문 배치된 K-9 자주포에 대해서는 훈련 기간 중대급 단위(6문)로 육지로 옮기고, 무건리 사격장에서 4~5일가량 사격훈련을 하고 복귀하는 ‘장비 순환식 훈련’ 계획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중에서는 서부지역의 경우 MDL에서 20㎞, 동부지역은 40㎞ 안의 지역에서 정찰기·전투기의 비행이 금지되며, 서부지역 10㎞, 동부지역 15㎞ 안에서는 무인기 비행도 할 수 없다. 우리 군은 군단급 부대의 무인정찰기 운용이 일부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공중 완충구역 안에서는 전투기의 공대지 유도무기 사격 등 실탄을 동반한 전술훈련도 금지되므로, 한미 전투기들의 근접항공지원(CAS) 훈련도 전투기와 정찰기 대상 완충구역 이남에서 실시해야 한다. 이에 군은 한미 연합공군 훈련 공역을 완충구역 이남으로 조정했다.
분단 이후 남북 ‘공동교전규칙’도 이날부터 적용된다. 지상과 해상에서는 경고방송 → 2차 경고방송 → 경고사격 → 2차 경고사격 → 군사적 조치 등 5단계로 시행하는데, 이는 우리 군이 현재까지 적용한 3단계 교전규칙보다 완화된 것이다. 다만 공중에선 경고 교신 및 신호 → 차단비행 → 경고사격 → 군사적 조치 등의 4단계 교전규칙이 적용된다. 남북은 군사합의서를 통해 “쌍방은 군사적 충돌을 야기할 수 있는 모든 문제를 평화적 방법으로 협의 해결하며, 어떤 경우에도 무력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어떠한 수단과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관할구역을 침입 또는 공격하거나 점령하는 행위를 하지 않기로 했다”고 합의한 바 있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