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동차 기업인 제너럴 모터스(GM)가 실적호조에도 대규모 감원을 결정했다.
GM는 10월31일(현지시간) 성명에서 북미지역 사무직원 1만8,000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12년 이상 근속 직원이 명퇴 프로그램에 지원할 수 있으며 해당자는 연말까지 퇴사해야 한다.
북미에 근무하는 GM 직원은 총 5만명으로이번 명퇴 대상인 1만8,000명은 전체 사무직의 36%에 해당한다. GM 대변인은 감원 목표치가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며 명퇴 신청자가 너무 적을 경우 해고계획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구했다.
이 같은 계획을 공개하기에 앞서 GM은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3·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357억9,000만달러(약 40조8,000억원)로 시장 예상치인 348억5.000만달러를 웃돌았다. 조정 주당순이익도 예상치(1.25달러)보다 높은 1.87달러를 기록했다. GM은 미국 시장에서 제품 가격이 인상됐고 중국에서 고가 차량인 캐딜락 판매가 늘어나면서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GM 실적호조에도 감원 왜?
신차 판매 美·中서 15% 줄어
“회사 상황 좋을 때 명퇴 진행”
예상치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은 GM이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신차 판매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GM은 특히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의 여파로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두 나라에서 판매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올해 3·4분기 GM의 신차 판매는 전년 대비 14.7% 감소했다. 이 기간 북미시장에서의 신차 판매대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92만5,000대에서 83만4,000대로 9.8% 줄었고 중국에서는 같은 기간 98만2,311대에서 83만5,934대로 14.9%나 급감했다. GM은 성명에서 “앞으로 닥칠 어려움에 대비해 몸집을 줄일 필요가 있다”며 “회사 상황과 경제가 좋을 때 명퇴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같은 이유로 경쟁사들도 인력감축에 들어갔다. 포드도 구체적인 수치를 밝히지는 않았지만 현재 7만명 정도인 미국 직원 수를 줄이겠다고 한 바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세계 자동차 시장이 침체기를 겪으면서 자동차 업계가 사전 비용절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