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일본 제약사 시오노기의 독감 치료제 ‘조플루자’의 판매허가를 승인했다. FDA가 독감 치료제 신약을 승인한 것은 타미플루 이후 20여년 만이다. 조플루자의 미국 판매는 타미플루의 글로벌 판권을 보유한 다국적 제약사 로슈가 담당한다.
조플루자는 앞서 진행한 임상시험에서 타미플루보다 월등한 경쟁력을 입증했다. 체내에 침입한 독감 바이러스를 죽이기까지 걸리는 평균시간이 조플루자는 24시간에 불과한 반면 타미플루는 3일이 걸린다. 매일 2회씩 5일 동안 투약해야 하는 타미플루와 달리 1회만 투약하면 되는 것도 조플루자의 장점이다. 시오노기제약은 조플루자의 향후 연매출이 최소 1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글로벌 독감 치료제 시장의 80%를 차지하는 타미플루의 가장 큰 경쟁자로 조플루자가 부상한 가운데 후발주자들도 잇따라 출사표를 내밀고 있다. 얀센은 내성이 생긴 독감 바이러스에 효능을 보이는 차세대 독감치료제 ‘피모디비르’를 개발 중이다. 오는 2020년 임상완료를 목표로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도 창사 이래 첫 신약인 독감 치료제 ‘CT-P27’의 글로벌 임상 2상을 최근 종료했다. CT-P27은 현존하는 모든 독감 바이러스를 치료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신약으로 꼽힌다. 세계 최초로 바이오의약품 기술을 접목해 독감을 예방하는 백신과 독감을 치료하는 치료제 기능을 모두 갖췄다는 평가다. 내년 초 임상 3상에 돌입해 2020년 출시가 목표다.
글로벌 바이오제약기업이 독감 치료제에 주목하는 것은 흔한 질병인 독감이 여전히 치료가 어려운 난치병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성인 10%와 소아 30%가 독감에 걸리는데 500만명의 중증환자와 50만명의 사망자를 낸다. 특히 기저질환이 있는 노인에게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가장 위험한 질병으로 불린다.
길리어드가 1996년 개발해 로슈에 판권을 넘긴 타미플루는 현재 글로벌 독감 치료제 시장의 80%를 차지하고 있다. 신종 플루가 유행했던 2009년에는 33억달러의 매출을 올리며 한때 글로벌 10위 제약사에 이름을 올렸다. 2014년에는 조류독감(AI)에도 타미플루가 효능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독감과 감기의 차이가 밝혀진 이래 주요 바이오제약기업이 독감 치료제 개발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혁신적인 치료제는 일부에 불과한 상황”이라며 “독감은 원인균인 독감 바이러스의 변이가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이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큰 관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