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엄앵란이 남편인 故 신성일에게 마지막 말을 전했다.
4일 엄앵란은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앞에서 인생의 동반자이자 동료 배우로 55년을 함께한 故 신성일을 떠나보낸 심경을 밝혔다.
엄앵란은 생전 신성일에 대해 “가정 남자가 아니었다. 사회 남자, 대문 밖의 남자지 집안의 남자가 아니었다. 일에 미쳐서 집안은 나한테 다 맡기고 자기는 영화만 하러 다녔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하는 것은 늦게 들어와서 자고 일찍 나가는 것밖에 없었다”며 “늘그막에 재밌게 살려고 했는데 내 팔자가 그런가 보다”라고 전했다.
또 “우리 남편은 영화 물이 뼛속까지 들었다. 까무러쳐서 넘어가는 순간에도 영화는 이렇게 찍어야 한다고 했다”며 “이런 사람이 옛날부터 버티고 있었기 때문에 오늘날 화려한 한국 영화가 나온다는 생각에 넘어가는 남편을 붙잡고 울었다. 내가 존경할만해서 55년을 살았지 흐물흐물하고 능수버들 같은 남자였으면 그렇게 안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고인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로는 “우리 남편은 저승에 가서도 못살게 구는 여자 만나지 말고 그저 순두부 같은 여자 만나서 재밌게 손잡고 구름 타고 그렇게 슬슬 전 세계 놀러 다니라고 얘기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