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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리뷰] '13+3+1' 세븐틴, 눈물도 빛났던 가장 '이상적인 순간'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13명의 멤버, 3개의 유닛, 팬덤 캐럿이 합쳐져 탄생한 그룹 세븐틴. 그들이 4시간 동안 팬들과 함께 웃고 울면서 팀 이름에 담긴 진정한 의미를 몸소 증명했다. ‘아이디얼 컷’ 투어를 시작한 4개월 전 보다도 더 끈끈해졌고, 더 밝게 빛났다. 마치 한 편의 성장 영화를 보는 것처럼.

지난 6월 28일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4일간 진행되는 콘서트를 시작으로 8개 도시 총 16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세븐틴은 3~4일 양일간 ‘아이디얼 컷-더 파이널 신 인 서울(IDEAL CUT-THE FINAL SCENE IN SEOUL)’를 개최, 투어의 화려한 피날레를 장식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드디어 체조경기장에 입성한 세븐틴은 장내에 비장함이 감돌 정도로 오프닝 무대부터 뜨거운 에너지를 내뿜었다. 이들은 ‘인트로 신세계(新世界)’, ‘하이라이트(HIGHLIGHT)’, ‘고맙다’부터 호시와 우지의 ‘날 쏘고 가라’, ‘플라워(Flower)’, ‘노 펀(NO F.U.N’, ‘엄지척’까지 휘몰아쳤고, 캐럿 역시 큰 함성으로 화답했다.

이번 공연은 가히 세븐틴의 종합 선물세트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33개에 달하는 세트리스트에 세븐틴만의 강점이 곳곳에 녹아 있었다. 무엇보다 양일간 두 그룹으로 나눠 준비한 멤버들의 솔로 무대는 팬들에게 가장 큰 선물이 됐다.

앞서 지난 3일 공연에서는 조슈아, 호시, 원우, 우지, 디에잇, 도겸, 버논이 솔로 무대를 펼친데 이어 이날은 준, 디노, 민규, 정한, 승관, 에스쿱스가 각자의 개성과 역량이 드러나는 무대를 선보였다.

먼저 준은 록 사운드가 돋보이는 ‘메아리’를 열창했고, 디노는 ‘E/T’로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겼다. 힙합 유닛 민규는 화이트톤 슈트를 입고 ‘시작처럼’을 부르며 반전 보컬 실력을 드러냈고, 정한은 ‘퍼플 로즈(Purple Roes)’로 우아하면서도 섹시한 무대를 연출했다.

여기에 버논의 랩 피처링이 더해진 승관의 ‘올라이트(ALRIGHT)’ 무대, 총 퍼포먼스와 강렬한 랩이 돋보인 에스쿱스의 ‘페노메논(PHE-NOM-ENON)’ 무대가 그 뒤를 따랐다.

‘씽킹 어바웃 유(Thinkin’ about you)’과 ‘어쩌나’, ‘샤이닝 다이아몬드(Shining Diamond)’, 일본 데뷔앨범 타이틀곡 ‘콜 콜 콜(CALL CALL CALL)’ 등 완전체 무대를 포함해 유닛 무대 역시 자유자재로 변주됐다.

/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사진=플레디스엔터테인먼트


세븐틴의 성장은 위기의 순간에서 가장 크게 드러났다. 이날 공연에서 호시는 공연 초반 습관성 탈골로 무대에 오르지 못하면서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승관은 “무대를 하다가 호시 형이 습관성 탈구가 왔다. 빠른 조치를 취하고 있다”라며 “호시형은 불사조다. 돌아오면 아무렇지 않게 무대할 수 있으니까 너무 걱정하기 보다는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호시가 의료진의 도움을 받는 동안 나머지 세븐틴 멤버들과 스태프들은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호시의 안정을 위해 세트리스트 순서를 급히 바꿨고, 일순간 가라앉은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더 큰 소리와 에너지로 팬들을 북돋우는 등 돌발 상황을 능숙하게 대처했다.



다행히 큰 부상이 아니었던 호시는 공연 중반부 다시 무대에 올라 특유의 에너지와 장난기 넘치는 모습으로 팬들을 안심시켰다. “숙소 보일러를 켜고 와서 요금이 많이 나올까봐 다녀왔다”고 너스레를 떤 호시는 “걱정하실 필요 없다. 어깨가 살짝 빠졌는데 지금은 멀쩡하다”며 “더 열심히 하겠다. 놀라게 해드려서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호시는 “멤버들이 빈자리를 너무 잘 채워줘서 위기감을 느꼈다”고 장난스럽게 말했지만, 호시가 돌아오면서 왜 세븐틴이 13명이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증명됐다. 호시는 미안함을 털어내려 하는 듯 밝은 에너지로 분위기를 띄웠고, 티는 안 내려 했지만 내심 당황했던 멤버들도 걱정을 내려놓고 무대를 즐기기 시작했다. 한 순간 공연장 공기도 바뀌었다.

‘지금 널 찾아가고 있어’, ‘뷰티풀(BEAUTIFUL)’, ‘박수’, ‘우리의 새벽은 낮보다 뜨겁다’ 등으로 이어진 공연은 어느덧 막바지에 다다랐다. 세븐틴은 스탠딩 무대는 물론 1층, 2층 지정석 주변을 오가며 특급 팬서비스를 놓치지 않았다.

앙코르곡인 ‘힐링’과 ‘아주 NICE’를 부르기 전 세븐틴 멤버들의 마지막 인사에서도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 역시 바로 캐럿이었다. 세븐틴은 캐럿에 대한 감사, 멤버들의 소중함에 대해 언급하며 뜨거운 눈물을 쏟았다.

도겸은 “콘서트를 하는 이틀 동안 또 많이 배운 것 같다. 멤버들과 같이 있는게 소중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같이 있을 수 있고, 무대를 할 수 있기 때문에 캐럿들과 같이 웃을 수 있는 거다. 감사했고 앞으로 더 오래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멤버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승관은 “예전에 연습생 했을 때의 행복했던 추억들이 떠오른다. 가끔은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있었지만 멤버들과 팬분들 생각하면서 버텨왔다”라며 “세븐틴으로서 크게 성공하지 못했다고 해도 후회가 없었을 거다. 지금까지 우리를 지켜봐준 캐럿들에게 고맙고, 이런 사랑에 자만하지 않고 열심히 하겠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에스쿱스 역시 눈시울을 붉히며 “아이돌이라는 이유만으로 우리를 좋아하는 캐럿들까지 주변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을 때가 있다. 우리는 단 한 번도 아이돌이라는게 부끄럽지 않았고, 더 자랑스러운 세븐틴이 되도록 노력할 거다”라며 “2019년은 ‘아낀다’를 했을 때 마음가짐으로 돌아가 더 열심히 살겠다. 같이 더 즐거운 시간 보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체제작 아이돌’이라는 수식어가 자신들의 최대 장점이자 가장 힘든 부분이라는 우지의 말처럼 지금 걷고 있는 길이 분명 쉽지만은 않지만 세븐틴 멤버들은 매 무대마다 성장을 거듭하며 ‘세븐틴’이라는 이름에 매겨지는 가치를 높였다. 2019년은 또 얼마큼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를 더하는 세븐틴은 오늘도 이렇게 또 한 뼘 자랐다.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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