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류세 인하에 돌입한 6일 오전 일찍부터 기름값이 저렴한 주유소를 찾는 시민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그러나 정작 기름값이 싸졌다는 반응보다는 정부 정책이 실제 주유소 유가에 반영되는 ‘시차’에 대한 불만이 아직은 더 많은 상태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과 내수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자영업자와 중소기업, 서민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이날부터 내년 5월 6일까지 유류세를 15% 낮춘다.
대형 정유사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주유소들은 이날부터 당장 세율 인하분을 100% 가격에 반영해 기름값을 내렸다.
개인이 운영하는 자영주유소의 경우 전날까지 높은 가격으로 공급받은 석유제품의 재고량이 얼마나 남았는지에 따라 세율 인하분 가격 반영 시점이 주유소마다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시민들이 인근 직영주유소나 기름값이 저렴한 자영주유소를 검색하려고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서비스 ‘오피넷’에 몰려들면서 오피넷 홈페이는 한때 트래픽이 초과됐다.
또 이날 아침 일찍부터 포털 실시간 검색 순위 상위권에 ‘오피넷’, ‘주유소’,‘유류세 인하’ 등 관련 검색어가 다수 올랐다.
이날부터 유가 인하에 들어간 직영주유소 현장에서는 실제로 차들이 줄을 지어 주유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부산 사상구에서 최저가로 휘발유를 판매하는 GS칼텍스의 한 직영주유소는 이날 휘발유를 ℓ당 1,490원, 경유를 1,326원에 판매했다.
해당 주유소는 최대 8대 차량이 동시에 주유할 수 있는 시설을 갖췄지만, 손님이 많아 차량이 1∼2대씩 줄 대기하는 상황이 빚어졌다.
주유소 종업원은 “우리 주유소는 백영터널을 빠져나온 뒤 첫 주유소라 평소에도 장사가 잘 되는 편이긴 하지만, 오늘은 가격을 인하한 뒤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더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은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 부담이 완화됐다는 반응보다 실제 인하된 기름값으로 주유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더 높은 상황이다.
실제로 이날 오전 낮아진 유류세가 가격에 반영되지 않은 서울 양천구의 한 자영주유소 현장은 비교적 한산했다. 총 5개의 주유구 중 2개 이상을 한꺼번에 쓸 일이 거의 없을 정도였다.
이 주유소의 가격은 전날과 마찬가지로 휘발유 1,677원, 경유 1,487원이었다. 직원은 “우리 주유소는 자영이라서 아직 기름값을 내리지 못했다. 손님들이 오셔서 기름값을 내렸느냐고 묻는 분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 직원은 또 “아직 손님이 늘거나 줄어든 것을 체감할 수는 없지만, 기름값이 내렸는지 확인해 보고 그대로인 것을 알고 (기름을 채우지 않고) 돌아가는 손님도 오전에 두어 명 봤다”고 부연했다.
온라인상에서도 네티즌들은 ‘기름값이 (ℓ당) 1,500원대인 주유소는 상상 속에서만 볼 수 있느냐’, ‘우리 동네 주유소는 재고를 핑계로 기름값을 10원밖에 안 내렸다’, ‘직영주유소는 원래 가격이 비싸서 내려봤자 체감이 없다’ 등의 부정적 반응도 많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전체 주유소 가운데 약 90%를 차지하는 자영주유소가 재고량에 따라 세율 인하분을 가격에 반영하는 시점이 천차만별인 데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컸다.
한 네티즌은 “재고를 이유로 기름값을 늦게 내리는 거라면, 기름값 인상 시점에는 싸게 사들였던 재고는 싼 가격에 다 팔고 기름값을 올리는지 지켜보겠다”고 불만을 표출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