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사례를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조금 더 융통성 있게 탄력근로제 단위시간을 1년 정도로 정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김동열(사진) 중소기업연구원(중기연) 원장은 6일 취임 1주년을 맞이해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개최한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지난 5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첫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여야 원내대표들이 주 52시간 근무제 보완을 위해 탄력근로제를 확대 적용하기로 합의한 데에 동의한 것이다. 중기연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에서 중소기업 정책 연구를 담당하고 있는 공공기관이다. 이번 간담회에는 김 원장을 비롯해 중기연의 전인우 부원장, 홍성철 동향분석실장, 이동주 상생협력연구본부장, 신상철 혁신성장연구본부장 등이 참석했다.
김 원장이 이처럼 탄력근로제 단위시간 확대를 이야기한 것은 지난 5월 중기연에서 발표한 ‘국내·외 근로시간 단축 지원 현황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근거를 두고 있다. 당시 중기연은 보고서를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탄력적 근로시간제 단위기간을 최대 3개월에서 최대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바 있다. 탄력근로시간이 너무 짧다 보니 국내 중소기업 중 납기 충족에 대한 애로사항을 호소하고 있는 곳이 많다는 뜻이다. 2017년 중소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위탁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중소제조업 중 ‘납기 단축 촉박’을 애로사항으로 꼽은 곳은 전체의 34.1%에 달했다. 보고서는 미국·일본·프랑스에서 최대 단위기간을 1년으로 설정하고 있다고도 덧붙였다.
김 원장은 통계 보강이나 자영업 비즈니스 모델 연구 등 소상공인·자영업자 관련 연구 역량도 강화할 계획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를 위해 ‘혁신형 자영업자’ 육성 관련 연구 전담 조직을 설립할 예정이다. 김 원장은 “자영업 시장 진입이 너무 쉽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사업 준비를 지원할 수 있는 ‘비즈니스연구센터’를 세워서 관련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성공·실패사례를 참고해서 자영업 비즈니스 모델을 고민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내부적으로 여러모로 자영업 통계가 부족하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서, 이를 보강하는 작업도 같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엔 6일 여당과 정부가 ‘협력이익공유제 공유계획’을 발표한 데에 대해서도 의견이 오갔다. 이동주 상생협력연구본부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선 강제적인 규정보다 대·중기 간 자발적 협력을 공유하는 모형을 조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며 “이때까진 자동차 산업에서 볼 수 있듯이 위계적 산업구조가 뚜렷했는데,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선 수평적 산업구조로 이행하고 있어 거래구조·거래관계가 달라질 필요성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