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그루밍 목사' 피해자 "거부할 때마다 사랑하고, 이런감정 처음이라 했다"

인천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인천 교회 ‘그루밍 성폭력’ 피해자들이 6일 서울 연지동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인천 교회에서 벌어진 한 목사의 파렴치한 행각이 대중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피해자들은 30대 김모 목사가 여러명의 여성 신도와 유사한 방식으로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고 교회에 문제를 제기했다.


김 목사는 사건이 불거진 이후 한국을 떠나 현재 필리핀에 머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피해자가 지난달 31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인천 ***교회 김**, 김** 목사를 처벌해주십시요’라는 제목의 청원을 올리면서 사건은 확대되기 시작했다.

글쓴이는 “인천 모 교회 담임목사의 아들 김모 목사는 전도사 시절부터 지난 10년간 자신이 담당한 중고등부와 청년부 여자아이들을 대상으로 그루밍 형태의 성범죄를 저질러 왔다”고 주장하며 “피해자는 최소 26명”이라고 말했다.

그루밍 성폭력은 피해자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하게 된 뒤에 성적 가해를 입하는 것을 말한다.


성폭력 피해자들은 6일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 당시 대부분 미성년자였고,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다”고 말했다.



이들은 “수년간 그루밍 성폭행을 당해왔다”며 “저희처럼 목소리를 내지 못할 뿐, 또 그 사역자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했을 뿐 더 많은 피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출처=연합뉴스출처=연합뉴스


피해자들의 말에 따르면 김 목사는 해당 교회의 담임목사 아들로 10년간 중고등부·청년부 신도를 대상으로 그루밍 성폭력을 저질렀다. 범행은 친분을 쌓아 심리적으로 지배하게 된 이후 성적 가해를 입혔다.

피해자들은 “스승과 제자를 뛰어넘는 사이니 괜찮다며 미성년인 저희를 길들였고, 사랑한다거나 결혼하자고 했다”며 “당한 아이들이 한두 명이 아님을 알게 됐을 때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그 사역자를 사랑이란 이름으로 신뢰할 수밖에 없도록 길들여졌고, 그것을 인정하는 것도 매우 힘든 일이었다”며 “‘너희도 같이 사랑하지 않았느냐’는 어른들의 말이 저희를 더욱 힘들게 했다”고 덧붙였다.

한 피해자는 “거부할 때마다 나를 사랑하고 그런 감정도 처음이라고 했다”며 “하나님의 이름을 걸고 거짓말을 할까라는 생각에 김 목사를 믿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피해자 측은 김 모 목사 부자의 목사직 사임과 공개 사과, 해당 교회가 소속된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 교단 헌법에 성폭력 처벌 규정 명시,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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