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 "반지 하나로 심부전·부정맥까지 진단하죠"

심방세동 실시간 감지 가능한

반지형 웨어러블 '카트' 개발

美·유럽 제품허가 신청...내년 출시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사진제공=스카이랩스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사진제공=스카이랩스




심방세동을 측정하는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웨어러블 카트(CART)./사진제공=스카이랩스심방세동을 측정하는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웨어러블 카트(CART)./사진제공=스카이랩스


“심방세동에 머물러 있는 반지형 웨어러블 ‘카트’의 기능을 심부전과 수면 무호흡 등 다른 심장질환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이병환 스카이랩스 대표는 “내년 하반기 카트의 출시를 목표로 미국과 유럽 당국에 제품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심방세동은 심장의 윗부분인 심방이 매우 빠른 속도로 수축, 가늘게 떠는 상태가 되면서 심박 수가 1분에 140회 이상으로 급상승하는 현상을 말한다. 심방세동 상태 자체는 생명을 위협하지는 않지만 심방세동 증상을 가진 사람들은 쉽게 피로하고 호흡곤란을 겪으며 뇌졸중을 겪을 가능성이 다른 사람들보다 5~7배 더 높다. 국내 40대 이상 4명 중 한 명이 이 같은 심방세동 증상을 앓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스카이랩스의 반지형 웨어러블 ‘카트’는 사용자가 손가락에 끼우고 있기만 해도 심박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심방세동을 감지한다. 스카이랩스는 지난해 7월 글로벌 제약기업 바이엘이 독일 베를린에서 개최한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 경진대회 ‘그랜츠포앱스 액셀러레이터’에서 우승하며 업계에 이름을 알렸다. 전 세계에서 모여든 450여개 디지털헬스케어 스타트업이 대회에서 1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우승을 차지한 4개의 스타트업 중 하나로 선정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5만유로의 자금과 멘토링은 덤이다.


이 대표가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로 심방세동을 측정하고자 마음 먹은 것은 자신의 경험 때문이다. 원래 심장이 좋지 않았던데다 삼성전자 엔지니어로 근무하며 잦은 야근을 해야 했던 그는 심부전 증상으로 응급실에 누운 채 오랫동안 심박을 측정하는 경험을 여러 번 해야 했고 이 경험은 ‘내 몸의 상태를 손쉽게 알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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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자신이 연구개발에 매진하고 있던 5G 무선통신기술을 이용하면 충분히 이 같은 바람을 실제로 구현할 수 있겠다고 판단한 이 대표는 고민 끝에 회사를 나와 스카이랩스를 설립했다.

그는 “삼성전자가 5G 핵심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할 때 힘을 보탰다”며 “지금 스카이랩스의 최고기술책임자(CTO)도 같이 일했던 팀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5G 무선통신기술의 핵심이 신호처리기술인데 이 기술을 이용하면 다양한 헬스케어 솔루션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고 믿었다”고 말했다.

최근 애플이 공개한 애플워치시리즈4에 스마트워치로는 처음으로 심방세동 측정 기능이 탑재되며 관련 기술이 관심을 모았다. 글로벌기업의 진출로 기존 스타트업이 사업을 이어가기는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 대표는 “심박 측정은 손가락 끝에서 측정하는 것이 가장 정확하기 때문에 시계 형태의 하드웨어보다는 카트가 경쟁력이 있다”며 “저희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심장 질환을 예방하는 헬스케어업체 본연의 사명에 충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영역도 현재 심방세동만 측정하던 것을 심부전과 수면 무호흡까지 넓혀 종합 심장질환 관리로 확대하고 연내 심전도를 측정하는 스마트폰 앱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형태도 다양화할 계획이다.

스타트업의 헬스케어 서비스는 기존 의료계의 반발에 부딪히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대표는 “처음 시작할 때는 의료계의 반발을 걱정했는데 심장내과 의사들은 기본적으로 정확한 진단에 관심이 많아 먼저 제품을 보내달라고 요구해오기도 한다”며 “기존 의료를 대체하는 게 아니라 의료진과 함께 질병이라는 과제를 푼다고 생각하며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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