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는 ‘코스피200 초대형 제외 지수’를 오는 12일 발표한다고 8일 밝혔다. 코스피200 내 유동 시가총액 비중이 10%를 넘는 종목을 제외한 것인데 27%가량인 삼성전자가 이 기준을 충족하는 유일한 종목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2위인 SK하이닉스는 5%대에 불과하다.
글로벌 주요 지수 가운데 한 종목의 비중이 삼성전자만큼 높은 경우는 거의 없다는 것이 거래소 측의 설명이다.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비중이 과도해 포트폴리오 최적화가 어렵고 다양하고 세밀한 운용방식이 시장에 연이어 등장하는 분위기에도 맞지 않다”며 “해당 지수를 바탕으로 상장지수펀드(ETF)와 인덱스펀드 등 상품이 개발된다면 기관뿐 아니라 일반 투자자들도 폭넓은 포트폴리오 구성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코스피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연이은 깜짝 실적에도 불구하고 반도체 업황 논란으로 주가 상승이 제한적이다. 지난달 이른바 ‘검은 10월’에는 주가가 4만원 초반까지 빠지며 액면분할 전으로 따지면 200만원 선까지 위협을 받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1등 주인 삼성전자의 부진이 증시의 상승억제 요소’라는 분석도 나왔다.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체 상장사 이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반도체와 화학 업종의 부침이 심한 점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따라서 기관 등 ‘큰손’들이 최근 주가 부진과 향후 불투명한 전망 등을 원인으로 삼성전자를 덜어내려는 요구를 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삼성전자가 빠졌더라도 각자 수요에 따라 직접 투자를 통해 (삼성전자의) 비중을 얼마든지 늘리면 된다”며 “삼성전자에 부정적이라고만 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 주가는 지난달 말 이후 외국인이 연속 순매수로 돌아선 영향으로 4만4,000원대를 회복해 이날 4만4,0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양준기자 mryesandn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