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 서울은 선진 인재가 풍부한 강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운 규제 모델을 도입해 쉽게 기술을 개발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도미닉 바턴 전 맥킨지 회장)
‘2018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에 모인 세계 경제 지도자들은 서울이 4차 산업혁명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규제철폐·수출촉진 등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선제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서울시는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2018 SIBAC 총회를 개최했다. SIBAC은 서울의 경제 정책에 대한 노하우를 얻기 위해 지난 2001년 설립된 시장 자문기구다. 이날 행사에는 박원순 서울시장과 SIBAC 의장을 겸하고 있는 바턴 전 회장, 이갈 에를리흐 요즈마그룹 회장, 노부유키 고가 노무라홀딩스 회장 등이 참석했다.
서울의 전통적인 제조업이 쇠퇴하는 가운데 4차 산업혁명은 ‘도시 제조업’의 부흥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글로벌 의류업체 에스켈그룹의 마조리 양 회장은 “도시가 성장하면서 부동산 등의 비용이 증가해 제조업이 외곽으로 밀려나는 경향이 있지만 분산화 제조모델을 사용하면 선도적인 제조기술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3D 프린팅 등 첨단기술을 활용하면 도시의 본사에서 개발한 도면을 외곽의 생산공장으로 넘길 수 있게 돼 분산 생산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본사는 대학·연구기관과 근거리에 있어 집적 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다 환경오염도 줄일 수 있게 된다.
제조업과 스타트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규제완화·세제정비 등 정부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바턴 전 회장은 “새로운 제조업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규제를 새롭게 디자인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수출을 촉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실례로 든 홍콩은 16.5%의 낮은 법인세와 간단한 조세시스템, 지적재산권 보호로 각종 글로벌 제조업체들에 각광을 받고 있다.
박 시장은 “총 12억달러의 혁신성장 펀드를 만들어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며 “서울이 도전과 실험이 제일 먼저 일어나는 도시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