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듯하면서도 획일화된 모양인 탓에 ‘성냥갑’이라는 수식이 붙은 한국형 아파트는 급속도로 이뤄진 국내 경제 성장을 상징하는 건축물이자 비판의 대상이다. 성냥갑 아파트는 주택보급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시기인 1960년대부터 공급량을 채우기 위해 공급자 입장에서 빠르게 보급됐다. 살기에 편리하고 재산 증식에도 기여했지만 개성이 없어 ‘집다운 집’과는 거리가 멀다는 점 때문이다.
새뜸마을 7번지 투머로우시티는 기존의 획일화된 아파트 단지에 대한 도전이었다. 고급 단지의 상징으로 부상하며 속속 도입됐던 중앙광장과 외곽 담장을 과감하게 없애고 단독 주택형 등 다양한 주거 형태를 배치해 일반적인 아파트의 이미지에서 탈피한 것이 특징이다.
아파트를 폐쇄형으로만 만들 필요가 있을까. 안전한 느낌을 줄 순 있지만 동네 주민 간 소통을 막고 통행 시 불편하다는 점은 폐쇄형 단지의 큰 단점이다. 투머로우시티는 이 같은 불만에서 출발했다. 우선 외부와의 경계를 없앴다. 담장부터 없애고 다양한 크기의 길과 마당을 배치해 외부인들도 자연스럽게 들어올 수 있도록 했다. 어린이집, 복합생활문화공간 등을 외부인에게도 개방하고 곳곳에 골목길을 조성해 아이들이 어울려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일반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주택형·복층형 주택과 테라스형 주택 등 22개의 다양한 주택형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특히 단지의 서쪽에는 단독주택가를 조성해 수요자의 선택권을 넓혔다. 또 투머로우시티는 벽이나 설비를 쉽게 바꿀 수 있어 거주자 취향에 맞는 다양한 공간 연출이 가능한 라멘구조(기둥과 보로 구성된 건축 형태)로 지어진 것이 특징이다. 길이나 마당, 공원 자체도 다양한 크기와 디자인으로 구성돼 단지의 개성을 드러낸다.
전용면적은 중대형 위주의 2-2생활권에서 희소가치가 있는 소형 면적 위주로 구성됐다. 전용면적 59㎡(294가구), 65㎡(24가구), 72㎡(64가구), 74㎡(267가구), 79㎡(45가구), 84㎡(470가구)의 6개 평형, 22개 타입 1,164가구의 대단지다.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아파트 건설 50주년을 기념한 디자인 특화단지다. 2013년 디자인 시범사업을 추진해 13개 응모 안 중 새로운 주거 패러다임을 제시한 작품을 선정해 완성됐다. 설계공모를 통해 선정된 미래지향적 디자인을 도입해 기존 단지와 차별화하고자 했다. ‘도시 속의 동네’, ‘동네 속의 도시’라는 디자인 콘셉트를 바탕으로 경계가 없는 다차원 공간의 단지, 정해진 길이 없는 다중심 공간을 통해 미래형 단지 디자인을 선보이고자 했다.
오히려 임대주택이라서 더 심혈을 기울였다. 임대주택은 인근 지역 집값을 떨어뜨린다는 인식이 강해 지역주민들에게 기피 대상으로 여겨진다.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는 임대주택의 기존 이미지에서 탈피해 누가 봐도 살고 싶은 집을 되고자 했다. 설계를 맡은 해안건축의 박재우 본부장은 “심하게는 임대주택에 사는 아이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부모들도 있다”면서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아이들이 놀러 가고 싶어하는 단지를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2018 한국건축문화대상 심사를 맡은 김경인 심사위원은 새뜸마을 7단지 투머로우시티에 대해 “기존 공동주택이 갖는 문제점을 탈피하고 다양성, 개별성, 공공성 측면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안하고자 했다”면서 “임대주택의 새로운 모델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