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전문 브랜드 시몬스가 국내에서 자체 생산해 유통·판매하는 매트리스를 모두 불에 잘 타지 않는 난연(難燃) 소재의 매트리스로 바꾼다. 최근 침실 내 화재 사고가 증가하면서 매트리스가 대형 화재를 불러오는 원인으로 지목되자 매트리스 제조 대표기업으로서 화재 안전을 위한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이번 조치를 단행했다는 설명이다.
안정호(사진) 한국시몬스 대표는 12일 “매트리스에서 발생한 화재가 ‘플래시 오버(flash over)’를 일으켜 치명적인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화재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고 매트리스 제조 기업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꼈다”면서 “앞으로 시몬스가 국내에서 자체 생산하는 일반 가정용 매트리스 전체를 국제표준규격(ISO 12949)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국내 표준시험방법(KS F ISO 12949)을 모두 만족하는 난연 매트리스로 개발해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플래시 오버란 한 번 불이 붙으면 빠르게 연소하면서 인체에 해로운 유독 가스를 배출해 실내 전체가 폭발적으로 불꽃에 휩싸이는 현상을 말한다. 시몬스의 난연 매트리스는 현재 예약 접수를 받고 있으며 12월부터 고객에게 순차적으로 배송된다.
앞서 안 대표는 라돈 사태로 가구 및 침대 업계에 대한 소비자의 불안감이 확산되자 지난 5월 경기도 이천의 매트리스 제조 생산시설과 연구개발(R&D)센터를 전격 공개하며 매트리스의 안전성을 적극적으로 알린 바 있다. 시몬스 관계자는 “업계 대표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안 대표의 평소 경영 철학이 묻어난 행보”라고 소개했다.
한국화재보험협회에 따르면 침실 내 화재사고는 지난해 기준 아파트 생활공간에서 발생한 화재(629건) 가운데 44%를 차지한 주방에 이어 2위(23%)를 차지할 정도로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특히 매트리스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면서 침실 내 화재를 대형 화재로 키우는 주범으로 지목 받고 있다. 플래시 오버가 발생해 치명적인 인명 사고가 일어나기도 한다. 미국의 경우 침실 화재 사망자 중 65%가 플래시 오버로 이어지는 매트리스 화재로 발생한다는 통계도 나와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캐나다는 국가 차원에서 매트리스 화재 안전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다. 미국은 국제표준(ISO 12949)에 부합된 매트리스만 생산·유통할 수 있으며 미국으로 수출되는 모든 매트리스도 동일한 기준을 만족해야 유통할 수 있다.
이처럼 생활 화재 발생 시 매트리스의 연소는 화재 확산 및 유독가스 배출의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에 매트리스의 화재 안전성을 확보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일반 가정에서 사용되는 침대 매트리스에 대한 화재안전기준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아 실제 화재 상황을 가정한 종합적인 화재 안전성 시험 평가 방법의 도입 및 엄격한 규제가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 속에서 시몬스침대는 한국화재보험협회 부설 방재시험연구원과 함께 국내 최초로 국제표준(ISO 12949)과 국내 표준시험방법(KS F ISO 12949)을 모두 만족하는 난연 매트리스를 개발한 것이다. 시몬스는 탁월한 화재 안정성을 가진 신소재 ‘맥시멈 세이프티 패딩(MAXIMUM SAFETY PADDING)’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매트리스에 적용했다. 국내 표준시험방법(KS F ISO 12949)은 화재 시 인명 안전과 대피 가능 여부 등 실제 위험요소를 평가하며 총 30분의 시험 중 최대 열 방출률이 200kW 이하, 총 열 방출량은 15MJ를 넘지 않아야 한다. 한국시몬스는 방재시험연구원과 공동으로 침대 매트리스의 열 방출률 측정에 관한 표준 시험을 시행해 시판용 매트리스 모두 생활 화재로부터 최대한 안전 성능을 확보했다는 시험성적서를 발급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