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들의 장난에 손가락이 절단된 중학생의 부모가 가해 학생 부모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해 1,000여만원을 배상받는다.
인천지법 민사4단독 오창훈 판사는 중학생 A(15)군과 그의 부모가 B(15)군과 C(15)군 등 학원 친구 2명과 이들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3일 밝혔다. 재판부는 A군에게 위자료 1,000만원을, 그의 부모에게 치료비 등 800여만원을 각각 지급하라고 B·C군의 부모에게 명령했다. A군은 지난 2016년 10월 27일 오후 9시 학원 수업을 마친 뒤 친구 B·C군과 함께 인근 편의점에서 간식을 사 먹으며 친구들과 담소하고 있었는데, 편의점 앞에서 B군은 자전거를 어깨에 멘 상태로 뒷바퀴를 세게 돌려 A군에게 들이미는 장난을 걸려고 했다. 이에 C군이 뒷바퀴를 돌려주자 B군은 자신의 자전거를 A군에게 들이댔고, 당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가 깜짝 놀란 A군은 오른손을 들어 몸쪽으로 다가오는 자전거를 피하려고 했지만, 이 과정에서 A군 오른손 손가락이 돌아가는 자전거 뒷바퀴 체인에 끼면서 손가락 일부가 절단됐다. A군은 곧바로 병원으로 옮겨져 접합 수술을 받고 약 한 달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잘린 손가락은 원상태로 회복되지 않았다.
이후 A군과 그의 부모는 B군 등 친구들의 과한 장난으로 다쳤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 소송을 걸었다. 오 판사는 “C군은 B군이 바퀴가 돌아가는 자전거를 A군에게 들이대는 장난을 치려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자전거 페달을 돌려줬다”며 “A군이 이를 피하는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에 B·C군은 공동불법행위자로서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B·C군의 부모에 대해서도 “사고 발생 당시 만 12∼13세 중학생의 부모들로서 자녀가 다른 사람의 신체에 위험을 초래하는 장난을 하지 않도록 교육하고 감독할 의무가 있었다”며 “이를 게을리해 사고가 발생한 탓에 함께 손해배상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진표 인턴기자 jproh93@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