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싱크탱크인 국제전략문제연구소(CSIS)가 북한 내에 미신고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기지가 최소 13곳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CSIS는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미 간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도 이들 기지 몇몇에서는 유지·보수 및 사소한 인프라 개선 등의 활동이 관측됐다고 말했다.
CSIS는 이들 중 하나로 과거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던 황해북도 황주군 삭간몰 일대의 미사일 기지가 현재 운영 중(active)인 것으로 보이고, 상당히 잘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 기지는 주변에 60피트(약 18m) 높이의 둔덕과 폭 20피트(약 6m)의 밖 여닫이문 2개에 둘러싸여 있다. 이는 공습으로부터 갱도 입구를 보호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삭간몰 미사일 기지에는 7개의 긴 터널이 있고, 여기에는 최대 18대의 미사일 이동용 차량이 들어갈 수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뉴욕타임스(NYT)는 CSIS 보고서에 대해 ‘분단을 넘어(Beyond Parallel)’ 프로그램 보고서라면서 이 프로그램은 CSIS 빅터 차 한국석좌가 주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차 석좌는 NYT에 “이런 (미사일) 기지들은 동결된 것 같지 않다. 작업이 계속 진행 중”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이 하나의 미사일 실험장을 우리에게 제공하고(보여주고) 다른 몇 개의 시설을 해체하고 대신 평화협정을 얻는 나쁜 딜’을 수용하지 않을까 하는 것이 모든 사람이 우려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CSIS의 조지프 버뮤데즈 연구원은 확인된 미사일 기지는 북한 내 산악지역과 계곡 등지에 산재해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사거리의 탄도미사일 보관 장소로 쓰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버뮤데즈 연구원은 “북한이 (핵·미사일) 역량을 최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기지에선 어떤 미사일이라도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버뮤데즈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미사일 운영 기지가 발사시설은 아니다”라며 “비상시에는 발사할 수도 있지만, 북한 인민군의 절차는 미사일 발사대를 사전에 준비된 발사지로 분산하도록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위성사진은 북한이 큰 속임수(great deception)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북한은 주요 (미사일) 발사장의 해체를 제시했지만, 재래식 및 핵탄두 발사를 강화할 수 있는 10여 개 이상의 다른 기지에 대한 개선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절대 인정하지 않았던 미사일 기지의 존재는 북한과의 기념비적 외교가 핵, 미사일 프로그램 제거로 이어지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도 모순된다고 평가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에서 북미정상회담을 하고 이튿날 트위터에 “더는 북한으로부터 핵 위협은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