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공기업

[시그널]신재생에너지 키운다더니...민간 LNG발전 줄줄이 적자

비싼 발전원가 탓에 손실 악화

지분 매각도 정부 반대로 무산

내년 도매가 낮아져 적자 커질듯

문재인 정부 들어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지만 ‘징검다리’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요금이 묶여 있는 상황에서 발전원가가 비싼 LNG의 역할이 커지면서 발전소를 돌릴수록 손실이 커지는 상황에 놓인 것. 일부 민자 발전소의 경우 우선매수권을 가진 한국전력 발전 자회사에 지분을 사달라고 요청을 하고 있지만 “적자기업에 출자는 안 된다”는 재정 당국의 반대에 부딪혀 지분을 팔 수도 없는 상황이다. 천연가스의 개별소비세가 낮아지는 내년부터는 LNG 발전의 도매가격(SMP)이 낮아지면서 민자 LNG 발전소의 적자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수도권 민자 LNG 발전소 중 하나인 동두천드림파워는 올해 상반기 250억6,000만원의 당기 순손실을 기록했다. 2015년 상업운전을 시작한 동두천드림파워는 1,716.8㎿급 규모의 LNG 발전소다. 서부발전(지분 33.6%)과 삼성물산(31.2%), 현대산업개발(14.2%), GS에너지(10%) 등이 1조6,000억원을 들여 건설했다. 상업 운전 첫해인 2015년 103억1,0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이듬해엔 적자 폭이 279억4,000만원으로 훌쩍 뛰었다. 2017년에는 531억원1,000만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원전과 석탄 화력발전에서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로의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LNG 발전소의 가동률이 높아진 문재인 정부 들어 적자 폭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2030년까지 원전을 줄이고 태양광·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발전량 비중을 20%로 늘리기 위해 LNG 발전량 비중을 같이 늘리겠다는 제8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LNG 발전소가 문재인 정부의 핵심 정책인 재생에너지 3020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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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드림파워가 지난 8월 차입금 상환을 위해 유상증자와 회사채 발행 등으로 2,2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던 것도 적자 폭이 커졌기 때문이다. 대우건설 자회사인 대우파워가 운영하는 포천민자발전도 지난해 당기순손실이 308억원으로 전년 대비 449.8% 증가했다. 삼천리와 남동발전이 합작한 에스파워도 100억원이 넘는 적자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대림에너지가 운영하는 포천파워만 유일하게 올해 상반기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으로 오래된 발전소인 탓에 감가상각비가 줄어든 게 원인이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일부 민간 발전사업자가 지분매각에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삼천리는 2016년부터 에스파워의 지분 41%의 매각 방침을 세우고 우선매수권을 가진 남동발전(지분 51%)에 지분을 사달라고 요청해 왔지만 기획재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번번이 무산됐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적자 기업에 대한 공기업의 출자는 원칙적으로 안 된다”고 설명했다.




적자의 원인은 낮은 전기요금이 주요인이다. 통상 발전소의 수익은 전력 도매가격(SMP)으로 판가름난다. 원가보다 도매가격이 높으면 이익을 내고, 낮으면 손해를 보는 구조다. 여기에 막대한 초기 설비투자 비용(CAPEX)의 이자비용과 운영비 등을 감당할 만큼을 추가로 이익을 남겨야 흑자 운영이 가능하다. 하지만 2012년 1kwh당 160.12원(제주도 제외한 육지 기준)에 달했던 SMP는 2016년 76.91원으로 반 토막 났다. 2017년 81.39원으로 상승했지만 수익성을 맞추기엔 여전히 부족한 상황. LNG 발전업계에서 발전소를 돌릴수록 되레 손실이 커진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올해 들어 SMP가 100원대를 회복했지만 내년에는 다시 사정이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정부는 올해 세제개편안을 통해 1㎏당 91.4원이었던 LNG의 개별소비세를 23원으로 내렸다. 싼값의 전력을 더 많이 사겠다는 경제급전의 원칙상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인 LNG 발전이 석탄발전에 비해 덜 구매되는 현상을 막겠다는 게 목적이다. 하지만 LNG 발전의 원가가 낮아지는 만큼 SMP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 통상 가장 비싼 발전원인 LNG가 SMP의 90%가량을 결정한다. 원가가 낮아지지만 그만큼 판매 가격도 떨어지는 것이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에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겠다고 공식 천명했다. 발전업계에서는 전기요금이 원가에 따라 조정되는 연동제 등이 도입되지 않는 이상 LNG 발전이 에너지전환의 징검다리 역할을 하기 힘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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