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가요

[최상진칼럼] 트와이스의 절정, 첫 발걸음이 된 ‘Yes or Yes’

타이틀곡 가사들로 살펴본 트와이스의 성장기

요구→설렘→확신으로 '절정' 맞은 신곡 대박행진

지난 5일 새 앨범 ‘YES or YES’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트와이스(TWICE) 멤버들 / 사진=지수진 기자지난 5일 새 앨범 ‘YES or YES’ 쇼케이스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는 트와이스(TWICE) 멤버들 / 사진=지수진 기자



트와이스가 10연타석 홈런을 쏘아올렸다. 한국에서 10번째 발표한 앨범의 타이틀곡 ‘Yes or Yes’가 국내는 물론 일본 오리콘 차트까지 휩쓸며 11월 아이돌 컴백 대전에서 트와이스는 다시 한번 입지를 굳혔다.

예견된 결과였다. 지난 9개 앨범을 연속 히트시킨 트와이스는 팬클럽 ‘원스’의 두터운 화력을 앞세워 안정적인 지원사격을 받았다. 여기에 익숙한 멜로디와 귀에 박히는 가사를 통해 대중적인 호응까지 이끌어내며 다른 걸그룹보다 대중성 면에서 한발 앞서가는 면모를 보이고 있다.


알려진 바와 같이 소속사 JYP는 트와이스만을 위한 전담팀을 구성해 맞춤식 활동을 진행해왔다. 쉼 없이 활동하고 있음에도 발매하는 앨범마다 연속 히트시킬 수 있는 비결은 그들을 위한 매니지먼트에서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걸그룹은 그동안 메가 히트곡을 내놓은 뒤 짧은 전성기를 끝내는 경우가 많았다. 초대형 기획사의 전폭적인 매니지먼트에도 불구하고 ‘마의 7년’을 넘지 못하는 그룹이 부지기수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콘셉트를 변경하거나 음악적인 변화를 시도하지만, 이미 쌓아온 이미지조차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

지난 3년간 트와이스가 보여준 행보는 일관됐다. ‘식스틴’ 이후 데뷔부터 ‘Yes or Yes’까지 후크송 중심의 음악적 특성, 사랑을 갈구하는 소녀의 콘셉트를 통해 사랑받고 싶어하는 소녀의 이미지를 구축해왔다. 특히 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팬들을 확보하고, 반응을 확인한 뒤, 자신들만의 세계를 구축했다.

사진=JYP엔터테인먼트사진=JYP엔터테인먼트


팬들을 향해 “모여”라는 메시지는 데뷔곡 ‘우아하게(OOH-AHH하게)’부터 확실했다. “어떻게, 내가 움직일 수 없게, 날 Ooh Ahh Ooh Ahh 하게 만들어줘”라고 이들이 노래하면 그 가사에 빠져들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을까.

이후 발매한 4개 앨범의 타이틀곡들은 짝사랑하는 소녀가 ‘내 마음을 알아달라’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가사가 주를 이뤘다. ‘CHEER UP’에서 “여자가 쉽게 맘을 주면 안돼, 그래야 니가 날 더 좋아하게 될걸”이라고 운을 뗀 뒤 ‘TT’에서는 “이런 내 맘 모르고, 너무해 너무해”라며 뭇 남성들의 마음을 뒤흔들었다.

이어 ‘Knock Knock’에서는 “내 맘이 열리게 두드려줘, 세게 쿵 쿵 다시 한번 쿵 쿵‘이라고, ’signal‘에서는 ”Signal 보내 signal 보내, 찌릿 찌릿 찌릿 찌릿, 난 너를 원해 난 너를 원해, 왜 반응이 없니“라며 팬들의 사랑을 ‘요구’ 했다.


이 흐름은 ‘Likey’부터 한 차례 변했다. 지금까지와 달리 분위기는 ‘설렘’으로 한발 나아간다. 그동안 팬들을 끌어모으는데 주력했다면 ‘Likey’부터는 팬들의 마음을 정착시키는데 주력한 셈이다.



‘Likey’는 “근데 좋아요란 말은 뻔해 내 맘 표현하기엔 부족한데, 근데 좋아요 잠도 못 자도

지각하게 돼도 좋은걸”이라고, ‘heart shaker’에서는 “바보처럼 안 기다려 내가 말할래 반해버렸다고, 네가 맘에 든다고 하루종일 보고 싶다고, 반해버렸으니까”라고, ‘What is love?’에서는 “사탕처럼 달콤하다는데, 하늘을 나는 것 같다는데, 사랑이 어떤 느낌인지, 하루종일 웃고 있다는데, 세상이 다 아름답다는데” 등 가사는 설레는 마음을 전달하는데 집중한다.

팬층을 모으고 다지는 과정은 ‘Dance the night away’를 통해 마무리됐다. 여름을 맞아 스페셜앨범을 발매한 트와이스는 기존의 귀엽고 통통 튀는 소녀감성 대신 ‘파티’를 주제로 신나는 댄스곡을 선보였다. 콘셉트 변화는 가사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연애, 사랑’ 대신 택한 바다와 바람, 달빛 조명 그리고 춤은 앞으로 다가올 ‘전성기’를 앞두고 분위기를 전환시키기 위한 중간계단 역할을 했다.

사진=서경스타 DB사진=서경스타 DB


잠시 숨을 돌린 뒤 공개된 ‘Yes or Yes’의 가사는 본격적인 트와이스의 전성기를 열어젖혔다. 지금까지의 타이틀곡 가사와는 확연히 달랐다. “내 맘은 정했어 YES! 그럼 이제 네 대답을 들을 차례, 힘들면 보기를 줄게 넌 고르기만 해, 둘 중에 하나만 골라 YES or YES?”는 사랑해달라는 틀에서 벗어나 보다 강하고 확실한 어조로 사랑에 대한 확신을 표현한다.

그리고 그 확신은 제대로 통했다. 트와이스는 컴백 일주일 만에 국내 각종 실시간, 일간 및 주간 음원차트 정상을 석권했고 일본 라인뮤직 톱100차트서는 앨범에 수록된 7트랙 전곡이 1위부터 7위까지 ‘줄세우기’를 하는 위력을 과시했다. 아울러 일본서 발매한 한국어 음반으로는 최초로 오리콘 위클리 앨범 및 디지털 앨범 정상을 동시 석권하는 기록도 세웠다.

걸그룹의 흥망성쇠를 소설에 대입해 ‘발단 전개 절정 위기 결말’로 풀어보자면 트와이스는 ‘Yes or Yes’를 통해 ‘절정’에 다다랐다고 볼 수 있다. ‘식스틴’을 통한 데뷔과정의 ‘발단’, 먼저 다가와주기를 바라고 설레임을 노래하던 ‘전개’, 팬클럽 원스를 단단히 구성하고 이를 통해 자신들만의 목소리를 내고자 하는 의지가 ‘Yes or Yes’에서 드러난다.

트와이스는 어느 걸그룹보다도 체계적으로 기획된 아이돌이다. 멤버 구성과 콘셉트, 대중성, 팬덤까지 모두 확보한 상황에서 본격적인 전성기에 접어들었다. 보다 당당해지고 치열해진 그들의 ‘절정’이 음악적으로도, 퍼포먼스적으로도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점은 매번 컴백할 때마다 팬들이 더 큰 기대를 갖게 만들고 있다.

최상진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