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말 한·아세안(ASEAN) 특별정상회의 한국 개최가 공식 확정됐다. 특히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도 참석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아세안 정상회의 후 브리핑에서 “내년 한·아세안 관계 수립 30주년을 맞아 특별정상회의를 개최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특히 조코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참석하면 의미가 더 살아날 것”이라고 즉석 제안했고 문 대통령은 “주목되는 제안”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다만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이 불투명하고 한반도 비핵화 과정이 잘 풀려야 가능한 일이어서 성사될지는 미지수다.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는 지난 2009년 제주, 2014년 부산에 이어 세 번째다. 청와대는 “아세안과 특별정상회담을 세 번이나 연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며 “아세안에 우리의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은 2003년과 2013년, 중국은 2006년과 2016년에 개최했으며 미국과 러시아도 2016년에 한 차례만 열었다. 우리는 특별정상회의 프로그램 중 하나로 메콩강 유역의 라오스·캄보디아·미얀마·베트남·태국 등 5개국과 1차 한·메콩 정상회의도 열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내년은 3·1독립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라며 “아세안 정상과 함께 한·아세안의 새로운 30년, 대한민국의 새로운 100년을 시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2022년까지 1억달러 규모의 ‘신남방지원펀드’를 민관 공동으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세안 교통, 에너지, 수자원 인프라 구축에 보다 많은 한국기업의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조치다. 또 아세안 스마트시티 네트워크(ASCN)구축 사업에도 적극 참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외에 내년 한-아세안 협력기금을 2배로 확대하고 아세안 지역 무상원조 규모도 2배 이상 확대할 방침을 밝혔다.
이날 김 대변인은 마하티르 모하맛 말레이시아 총리의 발언이 인상 깊었다며 소개하기도 했다. 마하티르 총리는 “한국은 한때 아시아의 은둔 국가이자 말레이시아보다 못 사는 나라였지만 이제 선두를 달리는 첨단국가”라며 “한국은 우리의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열린 한·라오스 정상회담에서 통룬 시술리트 총리는 댐 건설현장 붕괴에 대한 우리의 지원에 사의를 표했다. 7월 아타푸주에서 SK 등 한국 기업이 시공하던 수력발전댐 일부가 무너져 40명이 사망한 사고가 있었다. 시술리트 총리는 메콩강 유역 복원 사업을 한국이 지원해줄 것을 요청했으며 문 대통령은 “다시 한 번 위로한다”고 전했다.
/싱가포르=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