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용돈 벌고 말벗 얻고…마을기업이 효자네"

영종도 '어머니손맛두레사업'

어르신 모여 고추장·된장 담가

시급 1만원…"젊은이들도 해봐"

3년간 최대 1억 지원 기반 닦아

일자리 만들고 지역공동체 활기

전국 1,500곳서 1,599억 수익

인천 영종도의 마을기업 ‘어머니손맛두레사업’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들고 ‘우리 제품 최고’를 외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인천 영종도의 마을기업 ‘어머니손맛두레사업’에서 일하는 어르신들이 직접 만든 제품을 들고 ‘우리 제품 최고’를 외치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



“마을기업 덕분에 용돈 벌이 정도는 하고 특히 이웃 간 관계가 좋아졌어요. 마을기업이 잊고 살았던 이웃사촌이라는 게 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인천 영종도에 있는 마을기업 ‘어머니손맛두레사업’은 영종7단지 LH아파트의 어르신들이 모여 고추장과 된장을 직접 만들어 먹던 게 사업의 시작이 됐다. 어르신들이 만든 고추장·된장을 맛본 동네 젊은이들이 ‘시장에 내다 팔아도 좋겠다’고 호평을 내놓자 소일거리를 찾던 어르신들이 지난 2014년 사업을 시작했고 2016년 행정안전부로부터 마을기업에 지정됐다. 현재 이곳의 구성원은 70~90대인 동네 할머니·할아버지들이다. 매일 모여 된장·고추장·간장 등을 만들면서 무료함도 달래고 일하는 보람도 느끼게 한다. 시급은 1만원으로 웬만한 아르바이트보다 괜찮다.


최고령자인 백기남(92) 할머니는 “집에서 할 일 없이 시간을 보내느니 이런데 나와서 일도 하고 얼마나 좋냐”며 “우리 같은 늙은 사람들에게도 이런 일자리가 필요하지만 똑똑한 젊은이들도 마을기업을 하면 더욱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영종도에 있는 마을기업 ‘어머니손맛두레사업’의 진창희(가운데) 대표가 동료들과 함께 장독대에서 간장을 살펴보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인천 영종도에 있는 마을기업 ‘어머니손맛두레사업’의 진창희(가운데) 대표가 동료들과 함께 장독대에서 간장을 살펴보고 있다. /영종도=이호재기자


행안부가 2011년부터 시작한 ‘마을기업 육성계획’이 지역 일자리 창출과 공동체 활성화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행안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는 1,514개의 마을기업이 있다. 협동조합 형태인 마을기업은 지역 자원을 활용한 사업을 통해 소득과 일자리 창출, 공동체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지역주민 5인 이상이 참여해 출자한 법인으로 기업성·공동체성·지역성의 요건을 갖추면 된다. 마을기업으로 지정되면 3년간 최대 1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는다.

20명 가까이 일하고 있는 ‘어머니손맛두레사업’은 지난해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경기도 포천에 있는 마을기업 ‘교동장독대마을’은 누에와 오디를 가공·판매하면서 동네의 효자기업으로 불린다. 대구에서 사진·영상·디자인 사업을 하는 마을기업 ‘레인메이커협동조합’은 지역의 경력단절여성과 청년 일자리 창출에 앞장선다는 평가를 받는 등 마을기업들이 사회적경제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행안부 관계자는 “마을기업 지정을 신청하는 사업체들이 늘고 있는데 올해 3월 기준 전국의 마을기업이 올린 매출은 총 1,599억원에 이른다”며 “마을기업의 금융과 판로 개척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혜택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영종도=김정욱기자 mykj@sedaily.com

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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