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시그널] "오너 리스크 해결책은 지배구조개선"

■강성부 KGCI 대표 인터뷰

"한진칼 지배구조 개편 나설 것" 강조

오너일가 전횡에 주주 가치 훼손 판단

스튜어드십코드 강화에 KGCI 힘 실릴듯




“한국 기업들이 주식시장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겪는 진짜 원인은 남북문제가 아니라 후진적 기업지배구조입니다. 주주들에게 배당을 덜 하고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도 다 지배구조와 관련이 있습니다. 대주주 리스크 등은 기업지배구조 개선을 통해 해결할 수 있습니다.”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180640) 지분 9%를 취득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선 KCGI 강성부 대표는 15일 서울경제신문와의 통화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진칼 지분 취득의 목적에 대해서는 “지배구조 개선”이라고 콕 찍어 답했다. 그는 “아직 턱없이 적은 지분율로 대주주나 경영진 교체 등을 이야기할 상황은 아니다”라면서도 “(한진그룹의) 대응방식, 지배구조 개선에 협조적으로 나올지, 이런 부분에 따라 우리의 대응방식도 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강 대표는 “KCGI가 지배구조로 주가가 짓눌린 기업이 제대로 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는 투자를 하는 만큼 이번에도 그런 취지로 봐달라”며 “스튜어드십코드에 대한 목소리가 커지는 사회적 분위기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이 아니면 앞으로는 (기업 지배구조 개편)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대주주가 발전하고 이에 따라 기업도 발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온 셈”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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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은 오너 일가가 일으킨 각종 사건·사고로 주가 약세를 보여왔다.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 주주들의 불만도 크다. 조양호 회장의 막내딸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갑질 사태를 시작으로 오너 일가의 각종 밀수 혐의 등이 논란이 됐고 여기에 회사 직원을 사적인 업무에 이용한 것 등도 문제가 됐다. 조 회장 등 각종 의혹에 대한 재판 등이 남아있다고는 하지만 한진칼이 가진 기업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다고 보는 주주들이 많다.

이번에 KCGI의 움직임에 한진칼 주요 주주인 국민연금(8.35%)이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기조에 동조하고 크레디트스위스(5.03%)나 외국인 주주(5.62%) 등이 참여한다면 대주주 일가와 비슷한 지분율(28%)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소액주주들이 동참하면 주총에서 이사 교체를 비롯해 주요 안건에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진그룹은 지주사인 한진칼이 대한항공·진에어·한진·칼호텔네트워크·정석기업 등을 거느리고 있다. 이에 따라 지주사 한진칼의 경영권을 가져오면 나머지 계열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한진칼은 조 회장 등 오너 일가 지분율이 28.95%다. 기관투자가가 매집에 나서면서 한진칼 주가는 이달 들어 28%가량 급등했다.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이 유가 하락에 따른 반사이익을 본 것이 주된 이유지만 지배구조 개편 목소리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이와 관련해 한진그룹 측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강도원·박호현기자 theone@sedaily.com

강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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