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가 기준금리를 약 10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인상했다. 좌파 정권 출범을 보름 앞두고 물가 급등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자 중앙은행이 선제 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멕시코 중앙은행 방시코(Banxico)는 15일(현지시간) 통화정책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기존보다 0.25%포인트 높은 8%로 결정했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고치(8.25%)에 달했던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치다.
다음달 1일 좌파 정권 출범을 앞두고 멕시코 중앙은행이 페소화 가치 급락, 물가 급등을 우려해 금리 인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달 새 달러 대비 페소화 가치는 7.2% 추락했다.
좌파당 오브라도르(AMLO·암로) 후보로 나와 대선에서 승리한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당선인은 지난달 29일 취임 후 수도 멕시코시티에 건설 중인 130억 달러 규모의 신공항 사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신공항 건설 사업이 부패로 얼룩져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최근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좌파 정권의 정책 불확성까지 더해지면서 멕시코 경제에 대한 평가가 악화됐다. 앞서 국제신용평가기관 피치는 차기 암로 정권의 정책 불확실성을 지적하며 멕시코의 장기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연례 경제 분석 보고서에서 “차기 암로 정부의 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계속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물가상승률 관리 목표치는 2∼4%인데 지난 10월 멕시코의 연간 물가상승률은 4.9%까지 치솟았다. 블룸버그통신은 “금리 스와프 트레이더들은 다음달 추가 금리인상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12월 20일 금리가 8.25%로 인상될 확률이 94%”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