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법원의 다른 재판부 사건 피고인으로부터 600만원 넘는 청탁성 술접대를 받은 혐의로 기소된 전직 판사에게 대법원이 무죄를 확정했다. 법조계에선 ‘봐주기 판결’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판사 출신 변호사 A(41)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A씨는 청주지법 판사로 근무하던 지난 2013년, 사법연수원 동기의 소개로 만난 B(40)씨로부터 재판청탁의 대가로 약 636만원 상당의 술과 안주를 접대받은 혐의를 받았다. B씨는 A씨에게 “청주지법에서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1심 법원은 “A씨가 받은 향응은 대가성이 없었다”고 결론 내렸다. 재판부는 “서로를 ‘형님’ ‘동생’이라 부르며 빈번하게 교류해 온 점을 보면 A씨는 친분관계에 의한 식사로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당시 담당 공판검사와도 합석해 만남을 가진 사실도 무죄의 근거가 됐다. 재판부는 “뇌물을 수수한 공무원의 행동으로서는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판단했다. 아울러 조세범처벌법 위반으로 징역 5년에 벌금 640억원을 선고받은 B씨가 접대비를 반환받지 못해 앙심을 품고 A씨를 고소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A씨의 무죄가 확정되자 법조계에서는 ‘전관 변호사 봐주기 판결’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다른 재판부 사건이라고 하더라도 피고인이 변호사를 통해 판사에게 접근해 향응을 제공하는 전형적인 재판청탁이란 지적이다. 대형 로펌 소속 변호사는 “법원이 내놓은 무죄 판단의 이유는 판사 출신 변호사를 봐주기 위한 억지”라고 비판했다.
/윤경환기자 ykh22@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