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투자증권이 국내 최대 복합리조트인 제주신화월드의 구원투수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의 양즈후이 회장 부재로 위기에 빠진 제주신화월드가 반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지 주목된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IBK투자증권은 람정제주개발과 제주신화월드 2단계 사업 자금재조달(리파이낸싱)을 위한 실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케이프증권 주도로 진행된 2,500억원 및 람정인터내셔널의 외화대출 1,600억원이 대상이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 케이프증권 주도로 진행된 일부 대출채권의 만기가 내년 9월로 아직 여유가 있지만 IBK투자증권이 보다 공격적인 조건을 제시해 거래가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IBK투자증권은 이번 거래를 위해 일부 자기자본을 투입하고 국내 주요 보험사 등을 중심으로 대주단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인 대출 조건도 논의 중이다.
제주신화월드는 올해 3월 1단계 시설을 완료, 개장하고 2020년 완전 개장을 목표로 2단계 사업을 추진 중이다. 2단계 사업은 12만 2,000㎡ 부지에 미국의 미디어그룹인 라이언스게이트(Lionsgate)가 세계 최초로 선보이는 아웃도어 테마파크 ‘라이언스게이트 무비월드’와 럭셔리 호텔인 ‘포시즌스 리조트&스파 제주신화월드’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
그러나 운영사인 람정제주개발의 최대 주주인 양 회장이 지난 8월 캄보디아 프놈펜 공항에서 중국 공안에 체포되면서 개장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양 회장이 중국 금융업계 부정부패 사건인 화룡자산관리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리조트의 주 고객인 중국인 관광객이 발길을 끊었다. 이 여파로 복합리조트의 주 수입원인 카지노 역시 적자를 보고 있다. 개장 초기 카지노 매출액은 3월 118억원에서 6월 1,107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매출이 급감하고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K투자증권이 제주신화월드의 리파이낸싱 작업을 추진하는 이유는 우량 자산들 때문이다. 이번 거래는 제주 서머셋호텔 등 확실한 알짜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하고 있다. 게다가 공기업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가 추진하는 사업이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어느 정도 헷지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IBK투자증권이 최근 IB 사업부문을 강화하는 것도 이번 사업을 맡을 것이란 분석에 힘을 싣는다. IBK투자증권은 제주 신화월드 대출을 통해 IB 부문의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IBK투자증권은 3·4분기 18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70억원)대비 168.6% 늘어난 수치다. IB 부문 중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수익이 집중된 것이 비결이다. IBK투자증권은 올해 1·4분기 158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분기 최대 신기록을 기록한 이후 2분기 만에 기록을 갈아치웠다. 7년 연속 사상 최대 이익 경신도 예상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BK투자증권이 역대 진행했던 다양한 딜 중에서도 제법 규모가 큰 사업”이라며 “IB 부문을 키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강도원·김상훈기자 theone@sedaily.com
*이 기사는 시그널 11월18일 오전 8시18분에 출고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