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상생협력 길 여는 해외건설




이번 아세안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했던 문재인 대통령이 해외건설 현장을 방문했다. 국가 정상이 건설현장 그것도 국내가 아닌 국외에서 시공되고 있는 현장을 방문하는 것은 극히 드문 사례일 것이다. 이는 싱가포르 정부 측 입장에서도 마찬가지여서 당초 예정에 없었던 해당 사업 발주처의 육상교통청장과 교통부 장관까지 참석해 이 현장의 중요성과 더불어 향후 발주 예정사업까지 소개해주는 성의를 보여줬다.

스콜성 폭우로 행사천막이 날아가는 아찔한 장면까지 연출됐지만 행사가 임박해 맑게 갠 하늘을 볼 수 있어 다행이었다. 문 대통령의 이번 해외건설 현장 방문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심장하거니와 우리 업계에도 많은 숙제 거리를 안겨주는 계기가 됐다. 그간 우리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해왔던 우리 해외건설을 통해 한반도 신남방정책의 핵심 중 하나인 공동번영에 대한 기여를 대폭 늘리겠다는 메시지를 던져줬기 때문이다.


해외건설 역사의 한 페이지가 된 GS건설의 톰슨이스트코스트 라인 ‘T301공구’는 총 2조원(17억9,000만달러) 규모의 세계 최초 빌딩형 철도차량기지다. 여기에 대기업과 국내 중소·중견 건설사가 협력해 시공하는 상생협력의 모범사례 현장으로 꼽히고 있다. 더욱이 이번 현장방문에는 GS건설 관계자뿐만 아니라 싱가포르에 진출한 대부분의 해외건설 업체가 초청됐다. 모두 싱가포르 건설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자 톰슨 라인 등 핵심 교통 프로젝트에서 활발히 상생협력하는 업체들이다.

관련기사



누계 수주액 기준 아시아 1위 해외건설 시장인 싱가포르에서 우리 업계의 활약을 보면 대기업 중심의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능력과 시공기술, 발주처와의 소통과 신뢰도가 얼마나 두터운지 증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중소중견 건설사의 전문성 없이는 싱가포르 건설시장에서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더욱 고무적인 사실은 입찰 참가 시 발주처로부터 특정 중소·중견 업체의 참여를 요청하거나 대형건설사의 협력사로 진출하면서 두각을 나타낸 후 단독으로 공사를 따낸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는 점이다.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원청사로서의 자질을 전수받아 단독으로 해외진출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하고 대기업은 중소·중견 건설사의 전문적인 기술을 통해 수주 가능성과 시공 완성도를 높이는 선순환 사이클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현장 방문에 참석한 발주처 인사가 우리에게 현장의 대형 크레인에 걸려 있는 “함께하는 해외건설, 함께하는 성장의 길”이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다. 이때 누군가가 “Go together, Grow together”라고 명쾌하게 설명해줬다. 해외건설에서의 상생협력을 이보다 더 정확하게 압축한 표현이 있을까. 이제 해외건설 정책을 입안하는 주무부처 국토교통부와 이를 실행하는 협회, 그리고 최일선에서 수주에 전념하는 업계가 모두 지혜를 모아 함께하는 성장의 길을 다져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