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재테크

"급락장서 수익률 방어" ELS복제펀드 등 인기...新 파생상품 '전성시대'

매매차익에 비과세 매력 부각

아름드리운용 'ELS복제펀드'

출시 1년만에 4,000억 몰려

주식비중 0~100%까지 조절

삼성자산운용 '자산배분 ETF'

'검은 10월' 수익률 -0.9%로 선방




국내 증시가 하방 변동성이 커지면서 그간 빛을 보지 못했던 파생상품들이 주목받고 있다. 파생상품은 옵션 구조화 등 복잡한 설계를 통해 하방 리스크를 최소화시켜 최근 급락장에서도 수익률을 방어하는 특징을 지녔다. 덕분에 주가연계증권(ELS) 복제상품에 자금이 대거 몰리고 공모펀드 중에서도 파생상품 기법을 활용한 상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운용사들도 진짜 실력은 급락장에서 파생상품을 얼마나 정교하게 만드느냐에 달렸다며 잇달아 ‘숨은 병기’를 내놓고 있다.

20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신생 운용사인 아름드리자산운용이 ELS복제펀드인 ‘가우스펀드’ 출시 1년 만에 4,000억여원을 끌어모아 기염을 토했다. 최근에는 퀀트 전문가 3인방이 만든 지큐자산운용도 ‘지큐 ELS복제 실적배당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을 출시해 관심을 모았다.


ELS복제펀드는 우선 ELS와 수익구조가 비슷하다. ELS가 유로스톡스50(EUROSTOXX50)지수, 홍콩항셍중국기업지수(HSCEI)와 보통주를 주로 기초자산으로 한다면 복제펀드는 코스피200지수와 종목 1개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등 기본 뼈대가 유사하다. 수익률은 연 4%대다. 통상 6%대인 ELS에 비해 낮지만 ELS가 15.4%의 배당소득세를 내야 하는 반면 복제펀드는 과세 부담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수익률이 높은 편이라는 설명이다. ELS복제펀드가 일반 금융상품과 달리 주식과 장내 파생상품으로 얻은 매매차익에는 과세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착안된 덕분이다. ELS에 절세 기능까지 더한 상품이라며 인기를 끈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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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ELS복제펀드는 아직 출시된 지 1년 정도라 만기를 채우고 청산된 펀드가 없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운용 업계의 한 관계자는 “복제펀드가 기초자산으로 삼고 있는 코스피200·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이 최근 급락하면서 헤지 운용에 어려움이 있거나 예상보다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파생상품은 아니지만 공모펀드 중에서 파생상품 전략을 따르는 펀드들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파생상품은 위험평가액이 10%를 넘어야 하지만 이 비중을 넘지 않으면서도 파생기법을 도입한 펀드들이 대표적이다. 일종의 자산배분 상장지수펀드(ETF)인 삼성자산운용의 ‘EMP 글로벌 로테이션펀드’에는 올 하반기 250억원이 유입됐다. 이 펀드는 국내외 주식과 채권, 기타 자산에 투자하는 ETF에 재간접 투자하는 형태로 시장 상황에 따라 주식 비중을 0~100%까지 조절한다. 실제 코스피가 13% 급락한 ‘검은 10월’에는 주식 비중을 30% 미만으로 줄여 1개월 수익률 -0.94%로 뛰어난 방어율을 인정받았다. 특히 이 상품은 은행·증권사 창구가 아니라 대부분 고객이 펀드마켓 등 온라인을 통해 가입했는데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똑똑한 소비자가 직접 찾아 가입한 펀드다 보니 환매가 거의 없는 것도 특징이다. 최근 코스피 급락 속에서도 손실을 -1%대로 막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코스피솔루션펀드도 출시 두 달여 만에 450억원을 끌어모아 눈길을 끈다.

운용 업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지수나 종목형 펀드로는 급락장에 버틸 재간이 없어 운용사들이 최근 파생상품에 집중하고 있다”며 “하락장세에서 어떻게 수익률을 내는지 파생상품 진검승부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김보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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