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25개 모든 자치구가 내년부터 고교 무상급식에 나선다. 서울시내 자치구에서 부담해야 할 무상급식 소요예산이 내년에만도 1,136억원에 달해 포퓰리즘 정책에 따른 기초단체의 재정건전성이 크게 악화될 처지에 놓였다. 이런 와중에 불과 한 달 전만 해도 일부 자치구의 시범사업이었던 고교 무상급식이 갑자기 전체로 확대된 것을 놓고 서울시와 의회가 자치구에 압력을 넣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신원철 서울시의회 의장, 25개 자치구 구청장은 21일 서울시청에서 ‘고등학교 친환경 학교급식 전면시행 계획’을 발표하고 합동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내년부터 무상급식 대상을 고등학교 3학년으로 확대하는 데 25개 자치구가 동참한다는 내용이다. 무상급식 혜택을 받는 학년은 오는 2020년 고교 2학년, 2021년 고교 1학년까지 늘어난다.
서울시의 경우 지난달까지만 해도 재정 건전성 우려로 참가 고교 무상급식 참여 자치구는 9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자치구들이 한 달도 안 돼 갑자기 무상급식 대열에 뛰어든 경위를 놓고 시와 의회의 압력이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시는 자치구의 내년도 예산이 대부분 확정된 지난달 말 구청 측에 공문도 없이 부랴부랴 전화해 “내년도 예산안에 무상급식 예산을 반영해줄 수 없느냐”고 물어 사실상 ‘압박’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도 “일부 자치구만 무상급식을 하는 것은 역차별”이라며 자치구에 무상급식 참여를 종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흠제 서울시의원은 “무상급식과 관련한 최근 서울시의 행보는 자치구 입장에서 상당한 압박으로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