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는 자신의 가난을 감추려는 이들이 아이폰을 산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플래그십 스마트폰 중 하나인 아이폰이 중국에서는 소득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 저학력 미혼 여성들이 주로 산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22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상하이의 시장 조사 업체인 몹데이터(MobData)는 소득이 낮은 젊은 미혼 여성들이 아이폰을 주로 쓰는 반면 소득이 높은 기혼남성들은 화웨이와 샤오미 등 자국 제품을 선호한다는 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아이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인기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아이폰 사용자 중 여성 비율은 56.8%였는데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중국 4대 브랜드의 경우 모두 남성의 비율이 더 높았다. 사용자 연령대는 18∼34세의 젊은 층 비율이 68.6%로 높았고, 학력 수준으로는 67.3%가 전문대졸 이하였다.
아이폰 유저의 62.0%는 미혼이었고 소득 구간별로는 월 3,000위안(약 49만원) 이하 집단의 사용 비율이 34.4%로 가장 높았다. 몹데이터는 “아이폰 주 소비자는 여성과 싱글족으로, 특히 월수입이 3,000위안 이하인 ‘감춰진 빈곤 인구’”라고 꼬집었다. 이와 대조적으로 화웨이와 샤오미 제품 사용자 중에서는 고소득 기혼남성의 비율이 높았다.
화웨이 이용자 중 남성과 기혼자 비율은 각각 60.7%, 72.8%였으며 전문대와 대학 졸업자 비율이 71.1%로 학력 수준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또 화웨이 사용자 중 69.0%는 월 소득이 5,000∼2만위안으로 조사됐다. 샤오미 역시 화웨이와 유사하게 기혼남성과 중산층의 사용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다만 몹데이터는 이번 조사의 표본 수를 공개하지는 않았다.
중국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화웨이, 오포, 비보, 샤오미 등 4대 토종 제조사들이 80%에 가까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아이폰의 시장 점유율은 9%가량이다. 애플은 지난 9월 아이폰 XS, XS맥스, XR 시리즈 등 세 가지 신제품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비싼 가격에 비해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등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판매가 부진한 상황이다.
신형 아이폰의 가격이 150만원을 넘어가면서 주머니 사정이 빠듯한 중국 소비자들은 가격이 낮아진 구형 아이폰에 눈을 돌리고 있다. SCMP는 “중국에서는 여전히 구형 아이폰이나 중고 아이폰이 인기가 있다”며 “2014년 발매된 아이폰6를 중국 소비자들이 가장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서영인턴기자 shyung@sedaily.com